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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쇠고기·자동차 막판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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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쇠고기·자동차 막판 진통

입력
2007.03.30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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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전화 회담을 계기로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한미 양국의 배수진 전략으로 인해 30일 자정을 넘겨 협상 마감 시한(31일 오전 7시) 임박한 시간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등 막판 진통을 겪었다.

한미 양국은 3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농업, 섬유, 자동차 등 주요 민감 부문을 놓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참석한 장관급 협상 등을 계속했으나 미국의 자동차 관세와 한국의 쇠고기 관세 철폐 시기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미국은 뼈를 포함한 쇠고기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한국의 위생검역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아 협상 진전을 더욱 어렵게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윤승용 홍보수석은 이날 “현재 각자 입장에서 이것만은 ‘국익 플러스 여론’ 때문에 도저히 양보할 수 없다는, 딱 전선을 명확히 한 채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협상 상황을 전했다. 토니 브래토 미 백악관 부대변인도 협상 시한 수시간 전에 발표한 이메일 성명에서 “협상이 잘 돼가고 있지 않으며, 향후 몇 시간 내에 협상에 큰 진전이 있다는 신호가 없으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농업분야 분과장인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쇠고기, 오렌지 등의 관세 철폐 시기를 놓고 입장차가 여전하다”고 설명했으며, 이혜민 한미FTA 기획단장도 “상황이 유동적”이라며 타결 기대감 확산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농업, 자동차를 제외한 섬유, 의약품, 지적재산권, 방송ㆍ통신 등 다른 쟁점 분야에서는 거의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윤 수석은 “항상 마지막 현안 하나 때문에 99%가 물 건너 갈 수 있는 거고, 여러 가능성은 항상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한두 개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31일 오전 7시(한국시간)인 협상 기한을 48시간 뒤인 4월2일 오전 7시까지 연장하는 안도 검토중이다. 미 행정부의 통상협상 권한이 의회로 넘어가는 시간을 기준으로 협상 기한을 정했지만, 미 의회의 양해를 구해 주말 동안 협상을 더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동 순방에서 귀국하자 마자 청와대에서 김 본부장 등 협상단 대표들로부터 협상 상황 보고를 받은 뒤 협상단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협상 지침을 제시했다. 정부도 권오규 경제부총리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FTA 관련 부처 장관들의 최종 의견을 수렴, 막판 협상 상황에 반영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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