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마감시한이 만 하루도 남지않은 30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중동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여독을 풀 겨를도 없이 협상보고를 받고 최종지침을 내리며 협상 상황을 주시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이 29일 전화통화를 고비로 타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커졌지만, 미국산 뼛조각 쇠고기의 수입허용 문제 등을 둘러싸고 협상단의 줄다리기가 길어지면서 전망은 오락가락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밤 "협상시한에 맞춰 총론적 합의 사실을 발표하고, 사소한 쟁점은 이른 시일 내 해소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타결을 전제로 한 예상 시나리오를 전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개성공단, 쌀 등의 난제는 (타결선언을 할 때) 해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는 수준의 외교적 언급으로 갈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타결 시 내달 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전 부처의 장ㆍ차관, 국정과제위원,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노 대통령 주재로 워크숍을 열기로 했다. 아울러 타결에 따른 노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당초 예정한 1일보다 며칠 늦을 수 있다고 전했다.
조심스럽게나마 청와대발 타결가능성이 점쳐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한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이 우리 정부가 금지하고 있는 뼛조각 쇠고기까지 수입하라는 주장을 끝내 고집할 경우 노 대통령이 이를 받아 들이긴 힘들다"며 내내 신중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10분 서울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헬기로 청와대로 이동, 오전 10시30분부터 관저에서 1시간 가량 상황보고를 받았다. 보고에는 권오규 경제부총리, 송민순 외교장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김종훈 협상대표와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 변양균 정책실장 등 청와대 수석 및 관련 비서관이 참석했다. 청와대 윤승용 홍보 수석은 "노 대통령은 협상 팀에게 최후의 순간까지 국익을 위해 최선의 협상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며 "최종 지침도 내렸다"고 말했다.
이후 협상팀은 청와대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협상진행상황을 보고, 노 대통령의 지휘를 받았고 청와대 비서실도 비상 대기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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