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한(31일 오전 7시)이 바짝 다가오자 30일 서울 하얏트호텔 협상장 주변은 ‘타결-결렬-협상연장’등 막판 협상 결과에 대한 전망이 온종일 수시로 춤을 추는 등 대혼선을 빚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미 양국 협상단은 시한내 협상 종료를 확언하며 심야까지 한치의 물러섬 없는 협상을 벌였다.
이날 오전 협상장 주변은 전날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전화 회담 소식이 알려진 탓인지 타결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한국 협상단은 언론의 이 같은 분석에 따른 타결 기대 확산에 당혹해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혜민 한미FTA 기획단장은 이날 오전 11시30분 급히 기자회견을 갖고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과 자동차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마지막 빅딜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상황은 아직도 유동적”이라며 “오늘 협상을 끝까지 해봐야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추측을 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인 셈이었다.
미국측도 협상 전망에 대한 성급한 예단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스티브 노턴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기자와 만나“카란 바티아 USTR 부대표와 오늘 아침식사를 하면서 협상 타결 가능성을 물어봤더니 ‘31일 0시까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며 어려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바티아 부대표는 31일 새벽 백악관과의 마지막 조율이 이뤄지기 전까지 어떠한 결과도 속단하기 어렵다며 브리핑 계획을 늦출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협상장에는 부시 대통령의 측근인 커트 통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경제담당관이 상주하면서 백악관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협상을 진두 지휘했다.
그러나 협상장 안팎에서는 여전히 “타결의 수준이 문제일 뿐, 타결은 결정된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양국은 전날까지의 협상을 통해 의약품과 방송ㆍ통신 등 서비스, 금융, 투자, 무역구제 등의 부분에서 이견을 대부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협상단은 이미 타결된 분야의 협정안 문구를 최종 손질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대 쟁점인 쇠고기 위생검역 문제, 자동차 관세 철폐 및 세제개편, 섬유 관세 양허안 등에서 양국이 합의를 이끌지 못할 경우 나머지 80~90%의 합의 내용은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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