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남매가 지난해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에게서 물려 받은 지분에 대한 증여세 3,500억여원을 납부했다. 국내 상속ㆍ증여세 납부 사상 최대 규모이다.
신세계는 29일 정 부회장과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가 지난해 9월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신세계 지분 147만4,571주(7.82%)에 대한 증여세로, 주식 66만2,956주를 26일 국세청에 현물 납부했다고 밝혔다.
30억원 이상 증여할 경우 세율은 50%이나, 정 부회장 남매는 자진 납세했기 때문에 증여분의 45%로 결정됐다. 26일 종가(53만원) 기준으로 3,513억원 규모로, 이는 역대 1위 납부자인 고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자의 유가족이 낸 상속세(1,830억원)의 갑절에 해당한다. 역대 2위는 정지선 현대백화점 부회장 형제가 낸 증여세 1,714억원이며, 그 다음은 고 설원량 대한전선회장 유족(1,355억원)과 고 이임룡 태광산업 회장 유족(1,060억원)이다.
이로써 정 부회장의 신세계 지분은 9.32%에서 7.32%로, 정 상무의 지분은 4.03%에서 2.52%로 변경돼, 이명희 회장을 포함한 일가 지분은 28.7%에서 25.2%로 줄었다.
신세계는 지난해 5월 정 명예회장 부부가 보유한 지분의 3분의2까지 증여할 의사를 밝히며 정당하게 상속ㆍ증여하고 세금도 내겠다고 선언했다. 지분승계가 완료되면 정 부회장이 낼 세금은 총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신세계는 이 회장 보유 지분의 증여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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