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오른 선산 팔려고 조부모 무덤 판 '괘씸한 종손'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조상수)는 29일 선산을 팔 목적으로 조부모 무덤을 개장해 유골을 인근에 방치한 혐의(형법상 분묘발굴)로 주택건축업자 이모(65)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1987년 미국으로 이민 가 시민권을 얻은 뒤 종손임에도 경기 양평군에 있는 선산을 돌보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 개발로 인근 땅값이 급등하자 2002년 8월 선산을 팔기 위해 자신 명의 임야(2만2,000여㎡)에 있는 선조들의 무덤을 개장했다.

이씨는 굴삭기로 조부모 등의 묘를 파헤쳐 유골을 태운 후 절구로 빻아 인근 산에 묻어놓았다가 3년 후인 2005년에야 납골묘로 옮겼다. 이후 이씨는 재산권 다툼을 벌이던 형제들에 의해 고발됐다.

검찰은 “종손인 이씨에게 분묘관리 처분권이 있어 이장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부적절한 방법으로 개장해 형법상 분묘발굴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는 종교적, 관습적 양식에 따라 존중의 예를 갖춰 분묘를 발굴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