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65) 씨는 몇 해 전부터 무릎이 쑤셔 걷기조차 어려웠다. 처음에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만 아프던 것이 이제는 평지를 걷기도 어려워 동네 의원을 찾았다.
김 씨는 그곳에서 ‘뼈 주사’를 맞았다. 신기하게도 통증이 금세 사라지고, 부기도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이후 김 씨는 무릎이 아프면 어김없이 의원을 찾아 뼈 주사를 맞았다. 이렇게 하기를 3년, 이제는 효과가 없어 큰 병원을 찾았다가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크게 놀랐다.
심한 관절 통증으로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뼈 주사나 진통제로 아픔을 참아온 사람들이다. 심지어 병원에서 연골이 심하게 닳아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권유해도 수술대에 눕기 무서워 뼈 주사를 찾아 헤매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힘찬병원 인공관절센터 정재훈 부원장은 “뼈 주사에 의존하다 보면 관절이 상하는 줄 몰라 나중에 더 힘든 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주사를 맞더라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여러 종류 중 적합한 것을 골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스테로이드제-염증 억제
흔히 ‘뼈 주사’라고 말하는 것은 대부분 스테로이드 성분의 주사다.
염증을 없애 통증을 줄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무릎이 아플 때마다 찾아가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 자주 찾아가 병원에서 만류하면 다른 병원까지 가서 주사를 맞기도 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만을 억누른 채 관절염 증상은 계속 악화하는 이른바 ‘눈 가리고 아옹’에 불과하다.
무릎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연골이 심하게 닳아 관절염이 악화하다가 스테로이드 주사가 효과가 없을 때가 돼서야 병원을 찾으면 십중팔구 연골이 남아있지 않아 인공관절로 대체해야 하는 수술이 필요하게 된다. 더구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골다공증, 피부질환 등의 부작용이 있어 1년에 3~4회를 넘지 말아야 한다.
< ▦ 연골주사-관절을 부드럽게 해 통증 감소/b>
연골에 윤활액을 넣어주는 주사다. 흔히 사용하는 히알루론산은 윤활액과 연골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동시에 연골을 강화해 통증 없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스테로이드 주사와 같이 험악한 부작용 걱정이 없는 비교적 안전한 시술로 초기 관절염 환자 치료에 널리 이용된다.
하지만 연골주사도 한계는 있다. 관절 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만 효과를 볼 수 있고 이미 연골이 심하게 손상된 말기에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
▦ 포도당 주사-효과는 '글쎄'
피로한 근육이나 힘줄이 기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포도당을 직접 넣어주는 주사다. 어깨 근육이 뭉쳐 목이 결리거나 아픈 근막통증후군의 치료나 스트레스를 받아 약해진 인대와 힘줄을 강화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관절염 치료에 대한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게다가 포도당 주사는 농도가 높아 자주 주사하면 염증이 생길 위험이 커 주의해야 한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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