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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트 알 아랍 수로… 300년 분쟁 계속된 ‘중동의 화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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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트 알 아랍 수로… 300년 분쟁 계속된 ‘중동의 화약고’

입력
2007.03.2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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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에 이어 중동에 새로운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이란의 영국 해군병사 억류 사건은 페르시아만의 ‘화약고’인 샤트 알 아랍 수로가 단초를 제공했다.

‘아랍의 강’이란 뜻을 지닌 샤트 알 아랍을 둘러싼 이란과 이라크의 국경분쟁은 전쟁까지 촉발할 정도의 300년 이상된 해묵은 난제다. 이번 사건도 영국 해군함정의 국경 침범 여부가 쟁점이다. 영국 국방부는 28일 사건당일(23일) 양국 해군선박의 장소를 나타내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자료까지 제시하며 정당함을 주장했다.

샤트 알 아랍 수로는 고대 문명 발상지인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합류하는 곳으로 길이가 190km에 이른다. 상류는 이라크 영토를 통과하지만 하류는 이란에서 흐르는 카룬강과 합류, 이라크와 이란의 국경을 이룬다. 이라크 입장에서 이 수로는 석유 수출항인 바스라가 위치해 있는 등 페르시아만과 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전략적 중요도가 대단히 높다.

이 수로 문제는 20세기 들어 이란의 후지스탄 지역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영국 러시아 이란, 그리고 수로 주변을 점령하고 있던 오스만투르크 등은 1913년 콘스탄티노플 의정서를 체결해 수로는 오스만투르크 영토로, 호람샤항 주변과 아바단섬은 이란령으로 정했다.

1차 대전 후 오스만투르크가 해체되면서 수로 주변의 3개주가 영국 통치하의 이라크에 편입되고, 이란에는 팔레비 왕조가 등장하면서 갈등은 본격화했다.

이라크는 콘스탄티노플 의정서에 따라 수로 전체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이란은 국제법에 따라 수로의 중앙선을 국경으로 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이 문제는 유엔에서도 골칫거리가 됐다. 군사적 충돌 일보직전까지 치달았던 양국은 75년 수로 중앙에 국경선을 긋는 알제협정을 체결, 평화를 유지하는 듯 했다.

하지만 79년 이란에서 이슬람혁명으로 시아파 신정체제가 수립되자 수니파를 기반으로 한 사담 후세인은 시아파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 80년 전격적으로 이란을 침공했다.

유엔의 중재로 전쟁은 8년 만에 끝났지만 양측은 엄청난 인적ㆍ물적 피해로 감정의 골이 깊이 패였다. 지난해 1월에는 이란 해군과 이라크 해안경비대가 수로에서 충돌, 이란 해군이 이라크 경비대원 9명을 생포하기도 했다.

영국은 이날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이란에 억류된 자국 군사 15명에 대한 조기 석방을 위해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이란에 대한 외교적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여군 1명만을 조기에 풀어주고 나머지 병사들의 석방은 영국의 영해침범 사과와 연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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