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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한다면 했다" 무서운 승부 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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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한다면 했다" 무서운 승부 근성

입력
2007.03.29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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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는 무조건 금메달, 200m는 아시아신기록으로 동메달을 딸 겁니다.”

제12회 호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마린보이’ 박태환(18ㆍ경기고)의 선전에는 못 말리는 승부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자신의 성적을 정확히 예측하고 있다. 박태환과 함께 현지에 머물다 29일 새벽 귀국한 스피도㈜의 손석배 마케팅 팀장은 “(박)태환이와 대회 직전 약속을 했었다. 태환이가 400m에서는 금메달, 200m에서는 아시아신기록으로 동메달을 딸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정확한 결과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태환은 지난 25일 열린 자유형 400m 마지막 50m 구간에서 ‘기적의 스퍼트’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400m는 박태환의 주종목이라 하더라도 200m에서의 ‘예언’은 신기에 가깝다. 박태환은 엔트리 마감 직전까지 200m는 출전 자체를 고심했을 만큼 ‘비전공’ 분야였고, 훈련량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마이클 펠프스(22ㆍ미국)와 맞붙어 경험을 쌓고 싶다는 의지에 따라 출전했지만 메달권 접근은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박태환은 약속대로 금도, 은도 아닌 동메달을 땄고, 아시아신기록(1분46초73)을 수립했다.

박태환은 타고난 천재성과 피나는 노력, 승부욕 등 3박자를 완벽히 갖춘 ‘수영 천재’로 평가된다. 이 중 박태환의 강한 승부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만큼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영장에만 들어서면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박태환의 ‘예언’은 손 팀장과의 약속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약속으로 ‘자기 최면’ 효과가 결과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박태환은 도하 아시안게임 직후 대표팀 노민상 감독과의 결별 때도 “나만 잘 하면 좋지 않은 소문들은 없어질 것”이라며 이전보다 더 이를 악물고 훈련했다고 한다.

박태환은 31일 열리는 자유형 1,500m 예선에서 이 부문 최강자 그랜트 해켓(27ㆍ호주)과 5조의 4번, 5번 레인에서 나란히 경기를 치르게 돼 불리한 여건이다. 그러나 앞선 두 종목에서 잇단 핸디캡을 극복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박태환이 또 한번의 신화를 창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연 박태환이 1,500m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지 주목된다. 한편 박태환은 대표팀 귀국일인 내달 2일 호주대사관에서 마련한 축하 행사에 참석한 뒤 대표팀보다 하루 늦은 3일 귀국할 예정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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