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화력(畵力)을 옷 벗기듯이 남김없이 보여주는 것이 드로잉의 매력이지요.”
정신과의사 김동화(39ㆍ문경제일병원 정신과 과장)씨는 희귀한 ‘드로잉 컬렉터’다. 그가 모은 드로잉은 70여 점. 근대미술 여명기의 구본웅, 이인성, 이중섭, 박수근부터 김종학, 김진섭 등 현재의 중견작가에 이르는 ‘미술사적 맥락’을 이룬 작품들이다.
“고교시절 이중섭, 박수근도 몰랐다”는 그는 레지던트이던 1999년 여름 인사동의 한 화랑에서 박수근의 <초가> 를 만난 뒤 드로잉 수집가가 됐다. 당시 박수근 특유의 소박한 미학에 반했지만 그림을 산 적이 없어 그 자리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 해 가을 한 화랑에서 다시 그 그림을 만나자 300만원을 털어 그림을 샀다. 초가>
김 씨는 이후 인사동 평창동 화랑거리, 부산의 공간화랑 등에 그림을 보러 다녔고 작품을 살 때마다 구입 과정을 기록하며 컬렉션을 완성해갔다. 그는 “드로잉에서는 한 번 그은 선이, 실수라 해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에 화가의 진정한 실력이 나타난다”며 “작가의 내면과 사물의 본질을 볼 수 있는 작품을 좀더 수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최근 자신의 컬렉션에 대한 감상, 작가에 얽힌 이야기, 작품 구입의 에피소드 등을 담은 에세이집 <화골(畵骨)> 을 출간했다. 화골(畵骨)>
이왕구 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