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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부시 통화 "최대한 유연하게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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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부시 통화 "최대한 유연하게 협상"

입력
2007.03.2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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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오후 2시45분(한국시간 오후 8시45분)부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20여분 동안 전화 통화를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 논의, 각각 협상 대표단에게 최대한의 유연성을 갖고 협상하도록 지시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한미FTA 협상이 양국에 균형되게 이익을 가져옴으로써 공동 이익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정치적 의지를 재확인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두 정상은 이날 한미FTA 협상의 주요 의제로 남아 있는 자동차, 농업, 섬유 등의 문제에 대해 중점 협의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로써 한미FTA 협상은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 수석은 “농업 문제 협의는 쇠고기를 포함하는 것”이라며 “쌀은 논의 테이블에 올리지 말자는 게 우리 입장이므로 노 대통령은 통화에서 쌀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이날 통화는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노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도하의 호텔 숙소로 전화를 걸어와 이뤄졌다”며 “미국측이 먼저 통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협상팀에게 별도의 지시를 하기로 한 것으로 미뤄 일부 진통이 있더라도 FTA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한미FTA 장관급 협상에서 쇠고기 돼지고기 오렌지 등 주요 품목들의 단계적 관세 철폐나 완화를 확정하고, 그 시기만 놓고 미국과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쌀은 개방안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협상단 등에 따르면 정부는 쇠고기 돼지고기 오렌지 감자 치즈 대두 등 7, 8개 민감 품목에 대해 대부분 관세를 철폐하거나 완화하기로 했다. 이들 7, 8개 품목은 정부가 초민감 품목으로 분류, 장관급 회담까지 개방폭을 놓고 미국과 이견을 보인 것들이다.

미국은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민감 품목에 대해 각각 관세 즉각 철폐 및 5년 내 철폐를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은 기존 농림부 기본안(10~20년 이내 관세 철폐)에서 후퇴해 이 같은 미국측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28일 도하에서 가진 동포 간담회에서 “한미FTA 협상 타결은 아직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며 “(한국에) 들어가서 보고를 받고 마지막 한두 개 꼭지를 따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마지막 결정은 최종 책임자인 내가 설명을 충분히 들은 뒤 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30일 오전 귀국한 뒤 협상 경과를 보고받고 타결ㆍ결렬 여부를 최종 결정하거나 마지막 지침을 내릴 예정이다.

도하=이동국기자 east@hk.co.kr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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