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외요! 호외! 올 여름 30도 안팎의 찜통더위가 50일 이상 지속된 서울에서 더위로 숨진 사람이 640명이나 된다고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2051년 어느 여름날, 서울 거리에는 이런 외침이 울리게 될지도 모른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 등으로 2032년 이후 서울에서만 연간 300명 이상이 폭염으로 숨지고 2050년대에 들어서면 여름철 고온(高溫) 사망자가 6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끔찍한 시나리오가 나왔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정임 연구원이 29일 기상청 주최 ‘생명기상 워크숍’에서 발표한 ‘미래의 여름철 무더위로 인한 초과사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여름기온이 지속적으로 치솟아 서울에서만 무더위로 죽는 사람이 2030년대 300~400명, 2040년대 400~500명, 2050년대 600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서울을 포함한 우리나라 전역의 여름철 더위사망자는 한해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박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서울의 여름 기온과 사망자수를 분석한 결과, 28.1도(하루 최고기온)를 웃도는 날이 많을수록 더위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2030년 이후 28.1도 이상인 날수를 예측해 더위사망자 규모를 추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현재 28.1도 이상인 날이 평균 16일이지만, 2030년대 30일 이상, 2050년대엔 50일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단군 이래 최대 무더위’로 불리며 서울에서만 700여명이 숨진 1994년의 대폭염이 2032년 이후엔 일상화할 수도 있다”며 “고온 비상계획이나 고온 건강경보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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