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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한국의 독특한 음식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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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한국의 독특한 음식문화

입력
2007.03.2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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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독특한 문화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음식문화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외국인들은 "한국의 음식들은 맵고 짜고, 모두 빨간색인 것 같다"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난 후 다시 물어보면 대부분 "한식이 생각보다 맛있더라""한식은 중독성이 강하다" "어디 어디에 있는 음식점에서는 어떤 음식을 정말 잘 하더라" 라는 대답으로 바뀐다.

● 식당도 많고 음식량도 많고

한국의 음식을 살펴보면, 여러 종류의 김치에서부터 색깔, 모양, 맛 등이 다양한 음식들과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독특한 먹거리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음식점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한식당은 물론 외국 음식을 파는 식당들도 많아지고 있다. 한 줄에 1,000원인 김밥을 파는 분식집부터 몇 십만 원대의 고급 프랑스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식당들이 있다. 유럽에 비하면 정말 한국은 외식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내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놀랐던 것은 음식의 양이었다. 식당에 들어가고 상에 앉자마자 웨이트리스가 벌써 작은 접시에 여러 가지를 가지고 왔다. 아직 메뉴판도 받지 않고 음식을 시키기 전이었는데 음식이 나오는 것에 아주 놀랐다.

내가 걱정하면서 "이 음식들 내가 시킨 거 아닌데 돈 내야 돼?" 라고 함께 간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친구는 웃으면서 "걱정 마. 이 음식들은 한국에서 반찬이라고 해. 다 서비스야"라고 알려줬다.

돈도 안 냈는데 왜 이렇게 많은 음식이 무료로 나오는지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주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반찬이 이렇게 많이 나오면 더 이상 안 시켜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나서 진짜로 시켰던 메인 메뉴가 나왔지만 그것 역시 대단한 양이었다.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고 먹기 시작했는데 또 다른 음식이 계속해서 나왔다.

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서 오랫동안 살아, 일본 음식점에서 주는 적은 양에 익숙했던 나에게는 정말 엄청난 양의 음식이었다. 네 명이라도 이 음식을 다 못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서도 물론 오카즈(일본말로 반찬의 뜻)는 나오지만, 보통 밥 한 공기에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유럽에는 반찬이라는 말 자체가 없다. 많은 레스토랑에서 어떤 음식을 시키면 메인 요리와 함께 먹는 삶은 감자, 감자 튀김, 샐러드, 수프 심지어는 빵조차 추가비용을 당연히 내야 한다.

여기까지는 이해심 많은 한국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어떤 레스토랑에서는 감자 튀김과 함께 먹는 케첩까지도 돈을 따로 내야 한다. 유럽 여행을 함께 갔던 한국 친구들은 물과 케첩까지 돈을 내야 하는 유럽 레스토랑이 너무 인색하다며 불평했었다.

사실 한국 음식점들은 가격도 싸고 양도 많이 주어서 학생인 나는 무조건 좋다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한국에서 살다 보니, 한국 사람들이 너무 싼 것과 양 많은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싸게 양 많은 음식을 만들려면 재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어떤 음식점에서는 다른 손님이 먹었던 반찬을 다시 내주는 곳도 있다고 하니, 위생적으로도 안 좋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이제 맛과 건강 중심의 식사를

그리고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식을 하게 되고, 음식도 많이 남기게 된다. 이 때문에 음식 쓰레기도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요즘은 물론 그 음식쓰레기를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한테 먹이거나 비료를 만들거나 하기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얼마나 낭비인지 모른다. 이것을 보면 한국이 옛날에 비해 얼마나 풍부하게 되었고, 사람들의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

맛있게 즐거운 식사를 하는 데 있어서 음식의 양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적당하게 먹으면서 맛과 건강 중심의 식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몸도 정신도 한국의 국기에 있는 태극처럼 조화롭게 될 것이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웰티 패트릭 / 서울대 한국철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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