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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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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고야

입력
2007.03.2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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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 소나무"네 안의 괴물을 보여 주리라"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가 3월 30일 출생했다. 그의 이름에는 광기, 공포, 괴물 같은 단어들이 흔히 붙는다. 앙드레 말로는 그의 그림을 “서구의 가장 극단적인 정신적 탐색의 하나”라고 했다. 헉슬리는 “고야는 슬픔의 끝까지 알았던 인간”이라고도 했다. 어쨌거나 그를 ‘최초의 근대 화가’로 부르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 책은 법이론 전공이면서도 오리엔탈리즘에서 오페라까지, 폭넓은 사색과 집필의 반경을 보이는 박홍규(55) 영남대 교수가 2002년 쓴 독특한 고야 론이다.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등 곳곳에서 20여년간 고야의 그림을 봐왔다는 그는 고야를 ‘반권력 화가’이자 ‘야만의 시대를 인간의 눈으로 그린 화가’로 규정한다.

“그는 인간을 억압하는 권력을 추악한 괴물로, 즉 더러운 것을 더럽게 그린 최초의 화가였다.” 고야를 낳은 스페인과 한국을 공히 내전과 독재의 고통을 겪은 나라로 비교하며, 고야의 그림을 통해 민족 국가 이데올로기를 넘는 인간의 존엄성과 다양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자도 운좋게 두 번이나 프라도에서 고야를 볼 기회가 있었다. 나폴레옹군의 스페인 침략을 그린 ‘1808년 5월 3일’(1809)에서 저항하는 남자의 눈부시게 하얀 셔츠와 양민들이 들고 있는 등불, 그와 대조되는 시신의 핏빛과 밤의 어둠.

그리고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1823)에서 오래도록 눈을 뗄 수 없었다. 그 괴물스러운 그림들을 보는 이에게 종내에는 아름다움으로 느끼도록 해 주는 것, 그것이 고야였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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