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총리가 7일부터 10일까지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푸에블로(Pueblo)호를 미국에 반환할 것을 북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푸에블로호는 1968년 1월23일 원산 앞바다에서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나포(拿捕)된 미 해군 정보수집함이다.
여권 관계자는 29일 “이 전 총리가 8일 대동강에 전시돼 있는 푸에블로호를 찾은 자리에서 북측 인사들에게 반환을 제안했고 북측 관계자들도 ‘좋은 생각’이라고 답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전 총리와 함께 방북했던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도 “푸에블로호를 복원한 다음 미국에 반환하는 것이 북미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의 푸에블로호 전시장 방문은 당초 예정에 없었으나, 이 전 총리가 “가보고 싶다”는 뜻을 밝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의 제안은 6자회담 진전과 함께 북미 관계 정상화 논의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반환이 성사된다면 북미 관계 개선 뿐 아니라 한반도 해빙기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반환을 결정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전망이다. 실제 이 전 총리는 방북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겠지만, 북미관계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이 같은 관측을 낳았다. 북미 수교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된 시점에서 북한이 전격 반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푸에블로호 반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나포 39주년이었던 올 1월23일 미 하원에 푸에블로호 반환을 북한에 촉구하는 결의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푸에블로호
1968년1월23일원산 앞바다에서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나포(拿捕)된 미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사건은 11개월간 협상 끝에 미국이 영해침범을 인정하고 사과한뒤북한이 승무원 82명과 나포 과정에서 전사한 승무원 1명의 유해를 미국에 송환해 일단락됐다.
배는 원산 앞바다에 정박됐다가 99년 평양 대동강으로 옮겨져 북한 주민과 외국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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