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1ㆍ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이병규(33ㆍ주니치 드래곤스)가 30일 동시에 2007일본프로야구의 문을 연다.
지난해 41홈런을 치고도 홈런왕을 놓쳤던 이승엽과 일본 무대 첫 발을 내딛는 이병규. 이승엽은 지난해 개막전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렸던 요코하마를 상대로 원정 개막전에 나서고, 이병규는 나고야돔에서 열리는 야쿠르트와 홈경기에서 일본무대 데뷔전을 갖는다. 기대가 큰 만큼 걱정도 많다. 올시즌 이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이승엽은 겉으로 표시를 내지는 않았지만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지난해 수술을 받았던 왼 무릎에 대해 적잖게 부담을 느꼈다. 특히 시즌 초반 수비와 전력 질주 등 거친 플레이를 할 때 부상에 대한 정신적인 압박감을 떨쳐낼 수 있어야 정상적인 타격이 가능하다.
이승엽이 시범경기 때 하체를 팽이처럼 날카롭게 돌리지 못한 채 몸이 앞으로 따라나가는 모습을 보인 것도 왼 무릎과 무관하지 않다.
이승엽은 프로에 뛰어든 이후 가장 힘든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시즌이 채 끝나기 전인 지난해 10월 수술을 했고, 모친상도 겪었다. 나름대로 착실하게 훈련을 했지만 늘 피곤함 속에서 강행군을 했다.
이승엽은 “정말 올 스토브리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렸다”고 말한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성적이 올 시즌 농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이승엽이 많은 연구와 훈련을 했던 몸쪽 높은 공에 대한 공략이 50홈런 달성의 관건이다. 실전에서 위협적으로 파고드는 몸쪽 높은 공을 얼마나 홈런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병규는 먼저 히팅포인트를 앞에 둬야 한다는 생각을 머리 속에 각인시켜야 한다. 이승엽도 일본 진출 첫해 똑같은 경험을 했지만 일본 투수들의 공은 스트라이크존 안에서도 변화가 심하다. 일단 무리하지 않는 스윙으로 결대로 받아 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둘째는 마음의 여유다. 이것은 해외 진출 첫해 타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선구안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이승엽은 2005년 지바 롯데에서 2군 추락의 쓴 경험을 겪었을 당시 “공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했다. 한국 투수와는 달리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 간결한 일본 투수들의 공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 그리고 초조함 극복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놓은 것이다. 특히 이병규의 경우에는 한국에서도 볼이 되는 공에 방망이가 쉽게 나가는 약점을 보였기 때문에 고전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단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과 투구 패턴을 읽어 노려 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게 더없이 중요하다.
도쿄=양정석 객원기자(일본야구 전문) jsyang061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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