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가 우수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특별 과외비를 지원키로 결정, 논란이 일고 있다. 중ㆍ고교생의 외지 유학을 막고 지역 명문고를 양성한다는 명분이지만 혈세로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산시는 29일 관내 고교생의 수도권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특별반 형식의 ‘고등학교 우수학생 드림팀’을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6개고 교장단과 진학교사의 자문을 받아 이르면 4월부터 고교 학년별 성적 우수자 30명씩 90명을 선발, 집중 교육시켜 교육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선발된 학생은 주말과 방학기간 중심학교로 선정된 아산고에서 외부 강사진에게 ‘과외 수업’을 받는다.
강사진은 유명 학원 강사와 교육방송(EBS) 강의수준의 실력을 갖춘 현직 교사로 구성된다. 시는 유명 학원 강사비가 시간당 15만∼20만원인 점을 감안, 예산 1억5,000만원을 확보하고 부족할 경우 예산을 늘릴 방침이다.
아산시 관계자는 “해마다 성적이 상위 10%안에 드는 중학생의 절반 가까이가 인접한 천안지역 고교로 빠져나가고 공주와 논산의 명문고로의 유출현상도 가속화해 드림팀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공장 등의 직원들이 자녀 교육을 이유로 대부분 가족을 서울과 수도권에 남겨두고 ‘나 홀로’이사하고 있는 현상도 드림팀 운영계획에 한몫 했다. 오채환 교육지원팀장은 “중앙정부와 각급 정부기관에 아산 출신 인재가 적어 예산편성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지역인재 양성이 지역발전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드림팀 운영은 성적만을 따져 우열반을 편성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교육평등권을 훼손하고 공교육을 외면한 처사라는 비난이 적지 않다.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평등한 교육지원 정책을 외면하고 교육도시의 기준을 명문대 진학률로 삼는 자체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수 학생에게 특혜를 주고 다수 학생에게 패배감과 열등감을 심어주며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경쟁의 전쟁터로 내모는 반 교육적 정책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선 교사들도 “지역인재 육성 차원에서 행정적 지원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만 드림팀처럼 입시위주의 편중지원은 공교육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산시는 올해 교육기관 보조예산 44억원의 대부분을 영어교육과 명문고 육성, 논술교육 지원 등을 위해 쓰기로 해 교육의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에 무관심 하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아산=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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