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등 프랑스 뮤지컬이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국내 관객은 역시 영미권 뮤지컬을 가장 선호한다. 뉴욕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 오리지널 팀이 내한하면 공연장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로미오와>
이 같은 편식을 뚫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편의 뮤지컬이 날아왔다. 2001년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이후, 아프리카의 열정적인 음악과 춤으로 세계 26개국의 관객을 사로잡은 뮤지컬, 바로 <우모자> 다. ‘함께 하는 정신’이란 뜻의 <우모자> 의 내한 공연은 이번이 세 번째. 4월 5~14일 서울 예술의전당, 4월 17, 18일 김해 문화의전당에서 무대에 오른다. 우모자> 우모자>
<우모자> 의 주연 사벨로 말랑구(25)와 논라라 응코보(25ㆍ여)는 “ <우모자> 는 날 것 그대로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응코보는 “백인의 침략부터 인종차별 철폐에 이르기까지 남아공 역사의 질곡을 그리는 ‘무거운’ 내용을 담았지만 스윙 재즈, 레게, 힙합 등 아프리카에서 유래한 음악을 바탕으로 힘이 넘치는 민속 무용을 추가한 것이 관객의 사랑을 받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우모자> 우모자>
말랑구는 한국의 식민지 경험을 거론하며 “작품이 말하는 ‘분노와 상처에 대한 치유’는 한국 관객도 공감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말랑구가 특별히 ‘치유’를 언급하는 것은 둘 다 가정 불화로 거리를 방황하다 오디션을 통해 이 작품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불우한 청소년기를 뮤지컬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우모자> 는 마음의 상처를 낫게 하는 치유제와 같은 것이다. 응코보는 “무대에 선 어엿한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리려 했는데 초연 직후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며 눈시울을 붉히기까지 했다. 우모자>
둘의 방한은 두 번째다. 2003년 첫 공연 당시 접한 한국의 관객은 ‘역동성’ 그 자체였다. “그때 공연에서 한국어로 ‘같이 놀아볼까요?’했더니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열광했어요.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최근 급성장하는 한국 뮤지컬의 세계화를 위해 이들은 ‘관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상과 음악 등 모든 부분에서 한국적인 것에 집착하는 것 같아요. 타 문화를 이해하고 융합하려는 ‘관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야 세계 시장에서 통할 것입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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