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운다, 또 매일 웃는다. 울음 없는 웃음은 없다. 삶과 죽음을 모두 느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한지 열흘째인 27일 그간의 심경을 절절하게 털어놓았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저녁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더 없이 냉정한 여론이 그를 힘들게 하는 듯 했다.
손 전 지사는 “탈당 직후엔 여론이 상대적으로 덜 나빠 안심했지만, 이젠 치러야 할 것은 꼭 치르게 된다는 것이 우주의 섭리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나 스스로 돌팔매를 맞겠다고 했었지만, 인간적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나 자신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정치에 대한 국민 신뢰를 깬 것이 가슴 아파서 ‘오 주여, 어찌 하오리까’하고 묻곤 한다”고도 했다.
그는 유독 ‘삶과 죽음’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건배사도 ““같이 죽자! 같이 살자!”였다.
손 전 지사는 이어 “나는 한나라당의 단물을 빨아 먹은 사람이 아니라, 당의 명예를 지켜 준 사람”이라며 “당을 바꾸기 위해 벽을 두들기며 절규하고 사투했지만 나의 미래도, 나라의 미래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당에 안주하면서 남이 불행해지거나 남들이 싸우는 사이에서 떨어지는 팥고물을 받아 먹긴 싫기 때문에 지금 이런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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