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소득에 6.4% 세율…원금 손실 위험도
고수익 고위험 펀드(고-고 펀드). 최근 은행과 증권사 창구를 통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펀드다. 이름 그대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펀드다. 지난해 해외 펀드 등에서 짭짤한 이익을 냈던 투자자들이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요즘, ‘고수익’이라는 석자에 매료될 만하다. 저율 분리과세라는 상당히 매력적인 부가 혜택도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고-고 펀드’는 2001년부터 2년여 간 판매됐던 ‘하이일드 펀드’와 닮았다.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채권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투기등급 채권에 일부를 투자할 경우 정부가 세제 혜택 등을 부여하고 있는 점에서 그렇다.
고-고 펀드는 투기등급 채권에 의무적으로 투자(10% 이상)해야 하는 만큼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대부분 상품의 목표 수익률은 5%대 중후반으로, 생각만큼 높지는 않은 편. 대신 이자소득에 대해 15.4%가 아닌 6.4%의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수익률은 이보다 1%포인트 가량 높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1억원을 투자해 1년간 6% 수익을 낼 경우 절세 효과는 54만원에 달한다. 만약,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라면 분리과세 효과로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덕에 고-고 펀드는 빠르게 시중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이 판매하는 ‘동양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2Y-1호’는 5영업일 동안 4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 모았고,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이 판매하는 ‘우리CS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혼합투자신탁’이나 대투증권의 ‘대한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채권혼합투자신탁’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투자에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우선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요건이 있다. 투자금 1억원까지, 투자기간은 1년 이상이어야 한다. 투자기간 3년까지만 세금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1~3년간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을 넣어두어야 한다. ‘BB~C’ 등급의 투기등급 채권에 10% 이상 편입하는 만큼 원금 손실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펀드마다 투기등급 채권의 편입 비중이 다르고, 같은 투기등급 채권이라도 안정성 면에서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꼼꼼히 비교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CS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혼합펀드 2호’의 경우 투기등급 채권 편입 비율이 30~50%에 달한다. 편입 비율이 10% 정도인 다른 펀드에 비해 고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원금 손실의 가능성도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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