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잇단 악재로 덜컹거리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와 집값 하락, 소비자신뢰지수의 위축 등 기분 나쁜 장애물들이 경기 불안감을 자극하자 증시까지 하락세로 기울었다.
민간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는 27일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7.2를 기록, 2월의 111.2를 밑돌았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08.6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향후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지수도 전달의 93.8에서 86.9로 낮아져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예상을 넘은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소식은 최근 5년 연속 경제성장을 이끈 소비의 위축 우려로 이어지며 이날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증시 하락세를 이끈 악재는 소비자신뢰지수 악화 뿐만이 아니다. 전날부터 잇달아 발표된 주택경기 관련 지표 악화에 따른 불안감이 더 컸다.
이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10개 대도시의 1가구 주택가격을 반영하는 S&P 케이스ㆍ실러 종합지수는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0.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수가 하락하기는 1994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26일 발표된 미국의 2월 신규주택 판매도 2000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주택시장 부진 신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모기지 부실과 주택압류 처분 증가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드라 브라운슈타인 FRB 소비자 및 지역 업무 책임자는 청문회에서 “모기지 부실에 따른 주택압류 증가세가 소비 및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제학자들은 그동안 주택가격 부진이 소비지출과 건설 산업 경기에 영향을 미쳐 결국 경제성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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