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에도 경영자 마인드를 가진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28일 연세대 백양관에서 특별 초청강연을 가진 파비안느 구-보디망(47ㆍ사진) 세계미래학회 회장은 시민단체의 위기를 지적하면서 그 처방으로 ‘CEO 리더십’을 제시했다.
350여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열린 강연에서 그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시민단체는 자금 부족과 회원수 감소 등으로 그 힘이 많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시민단체가 장기적 관점을 갖고 미래지향적 가치를 제시하는 노력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구-보디망 회장은 “시민단체는 민주적 성과를 내는 비영리조직으로서 참여자 수와 대표자들의 능력으로 조직의 성과를 평가받는다”고 규정했다. 이어서 그는 시민단체의 재정은 회비와 기부금, 비영리활동의 수익 등에 의존하기 때문에 “결국 인간의 선행심에 강하게 의존하는 셈이라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시민단체에서도 지도자는 경영자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매우 중요한 위치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영자 리더십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가치의 개발과 회원들에 대한 혜택 제공, 사회적 네트워크 강화 등을 해 나갈 때 시민단체가 다시 힘을 발휘할 수 있어요.” 이러한 기반 위에서 지도자는 조직 발전을 위한 노력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시민단체의 위기’ 담론이 일어나면서 시민운동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구-보디망 회장은 오히려 그 반대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국내적ㆍ국제적으로 빈부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현실에서 국가가 수행할 수 없는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민단체의 가치가 바로 그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고 역설했다. “시민단체는 사회적 연대를 구축하고 시민들 간의 상호부조를 자율적으로 가능케 하는 매개체죠.”
마지막으로 그는 “민주적이면서도 엘리트주의적인 대표 체제, 그와 더불어 대표의 개인적 인지도”가 시민운동이 갖는 힘의 원천이라면서 “리더는 자신의 명성이 개인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조직과 결부되도록 적절한 전략을 개발하고 자원을 조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랑스 출신의 구-보디망 회장은 현재 유럽의 프로젝티브(proGective)사 최고경영자로서 인간 사회 미래학 등을 전공했으며, 2005년부터 세계미래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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