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고 싶은 마음과 축복을 담은 옛 유물을 모은 <수복(壽福)> 특별전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모란꽃으로 목숨수(壽)자를 수놓은 침장, 수와 복 두 글자를 다양한 글자꼴이나 동식물 모양으로 잔뜩 그려넣은 <백수백복도> , 사람의 수명을 관장한다는 남극노인성을 그린 <수성노인도> 등 수복 관련 유물1 20여 점과 사진자료 20여 점을 볼 수 있다. 특히 백수백복도는 같은 글자를 반복하면서도 단 한 번도같은 모양으로 쓰지 않는 놀라운 조형 감각을 보여준다. 수성노인도> 백수백복도> 수복(壽福)>
전통시대 우리 선조들은 새해를 맞으면 장수를 관장하는 수노인 그림을 붙이거나,칠월칠석이면 장독대에 가족의 수대로 촛불을 켜고 칠성님께 빌었다. 무병장수를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겠으나, 헬스클럽이나 보험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오늘의 건조한 풍속에 비해 일상 생활용품이나 그림에 그런 마음을 담아두고 보았던 옛사람들의 모습은 훨씬 여유롭고 운치 있어 보인다.
장수를 축하하는 여러 잔치는 옛 그림과 현대 사진자료로 볼 수 있다. 61세 회갑,부부가 60년 해로한 것을 축하하는 회혼, 과거 급제 60주년을 기념하는 회방 잔치가 그것이다. 그 중에도 가장 영광스럽게 여긴 것이 회혼례. 부부가 모두 건강하고 자손이 번성해야 하는 잔치이기 때문에 최고의 복과 장수를 누린 것으로 여겨 양반 사대부의 일생을 그린 평생도의 마지막 주제로 그리곤 했다. 옛 기록으로는 조선 순조 연간을 산정원용(1783~1873)이라는 이가 이 세 잔칫상을 모두 받는 큰 복을 누렸다고 한다.
그의 아들 삼형제와 손자도 높은 벼슬에 올랐다니, 더 바랄 게 없었겠다. 5월 7일까지.(02)3704-3114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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