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1ㆍ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도쿄돔 광고판 위의 벽을 때리는 160m(추정 비거리)짜리 초대형 홈런포를 때리는 것으로 개막 준비를 끝냈다.
이승엽은 28일 도쿄돔에서의 마지막 팀 훈련에서 절정의 타격감각을 뽐내며 올 시즌 순조로운 행진을 예고했다. 프리배팅 가운데 80%정도를 홈런으로 장식한 이승엽은 전광판 오른쪽의 광고판을 한차례 맞힌 데 이어 그 위 쪽의 벽을 때리는 큼직한 아치를 그려 배팅케이이지를 둘러싸고 있던 하라 다쓰노리 감독과 시노즈카 가즈노리 타격코치 등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시범경기서 흐트러진 타격감을 정상으로 회복한 이승엽은 30일 원정경기로 치러지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들어간다. 훈련을 마친 이승엽을 만나 올 시즌 각오 등을 들어봤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는데.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물론 슬럼프라고 생각할 만큼 컨디션이 떨어진 게 사실이었지만 실전과는 집중력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시즌 전에 슬럼프가 와 오히려 다행이다.”
-오늘 좋은 타격감각울 보여줬는데 계획대로 페이스가 올라오는지.
“아직 모르겠다. 일단 실전에 나가 봐야 한다. 하지만 좋은 예감이 든다. 시범경기에서도 타격감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늘 스프링캠프에서 초점을 뒀던 ‘내려찍기 스윙’으로 홈런을 많이 만들었다. 제대로 된다면 올시즌 홈런 60개 이상도 가능한 것 아니겠는가?
“(웃음) 물론 그동안 몸쪽 높은 공 공략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를 했다. 방망이로 내려 찍듯이 쳐 홈런을 날리는 것은 의식적으로 나올 수는 없다. 꾸준히 훈련을 했고 자연스럽게 스윙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지난해 10월 수술을 받은 무릎 상태는 어떤가.
“전력 질주를 할 때나 수비를 할 때 별 이상이 없다. 전혀 문제가 없다.”
-현재의 체중은? 또 방망이 무게는 지난해와 차이가 있는가.
“94kg 정도로 비슷하다. 방망이는 지난해 보다 무거운 910~920g짜리를 쓰려고 했는데 890~900g 정도로 낮췄다. 개막전 때도 900g 정도로 지난해와 같을 것이다.”
-요미우리에 새로 들어온 선수들도 많고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지난해와 팀 분위기를 비교하면.
“아주 좋아졌다. 선수 입장에서 뭐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충분히 우승 전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구대성이 오릭스에서 뛸 때 감독이었던 이하라 하루키 코치가 수석코치가 됐다. 워낙 선수들에게 엄한 스타일로 알려져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무척 잘 해준다. 지난 번에는 갑자기 이하라 코치가 팝송 CD를 선물로 줘 깜짝 놀란 적도 있다.”
-도쿄돔 인조잔디가 새 것으로 교체됐는데 적응에는 문제가 없는가.
“큰 문제는 없다. 타구가 느려 아마 내야안타가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바운드가 작고 공이 느려 수비 때 신경을 써야 된다.”
-이병규와는 연락을 하는가.
“가끔 전화 통화를 한다. 잘 할 것으로 믿는다. 시범경기 막판에도 좋았고….”
-이병규가 한국과 스트라이크존이 조금 차이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정말 많은 차이를 느끼는가.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투수들의 컨트롤과 공 끝이 좋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아주 좋은 성적을 올렸던 요코하마를 상대로 개막전을 맞게 됐다. 자신감도 클 것 같은데.
“요코하마는 구장 크기나 분위기가 부산 사직구장과 엇비슷해 마음이 편하다. 요미우리에서 이적한 구도와 도이가 3연전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둘 모두 왼손이어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시즌 목표는.
“홈런왕도 좋지만 정말 부상없이 전 경기에 뛰고 싶다.”
도쿄=양정석 일본야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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