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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UCC 전쟁… 이명박·박근혜 상반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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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UCC 전쟁… 이명박·박근혜 상반된 전략

입력
2007.03.2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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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할아버지, 명빡이 마빡이 봤어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얼마 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녀의 돌발 질문을 받았다.

손녀가 말한 것은 유명 개그프로그램 <마빡이> 를 패러디해 인터넷에서 공전의 히트작이 된 ‘골목대장 명빡이’였다. 이 전 시장이 텐트 안에서 40여초 간 스킨로션을 이마와 뺨 등에 꼼꼼하게 열심히 바르는 모습을 한 팬클럽 회원이 경쾌한 음악과 함께 UCC(User Created Contentsㆍ이용자 제작 콘텐츠)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다.

손녀로부터 이런 동영상이 있다는 사실을 들은 이 전 시장은 이후 “UCC가 무섭다. 위력이 대단하더라”는 말을 자주한다.

# 2. 박근혜 전 대표가 검은 띠를 질끈 맨 도복을 입고 팔굽혀펴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

힘이 들기 때문에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다. 옆에 있던 한 측근은 “대표님 고개를 들어서 카메라를 보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얼굴이 안 보여서 대역을 썼다고 할 수도 있어요”라고 말한다.

박 전 대표는 “에이, 그래도 다 알겠지요”라면서도 살짝 고개를 들어 싱긋 웃은 뒤 50초 간 17회나 팔굽혀펴기를 했다. ‘박근혜의 팔굽혀펴기’라는 이 UCC는 이후 온라인에서 스테디셀러가 됐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캠프는 인터넷에서도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UCC 전문사이트인 판도라TV의 대선후보 코너(http://2007.pandora.tv)에 MB_TV와 대박채널이라는 개인채널을 각각 운영 중이다. 양측은 UCC의 전략이 크게 다른 데다 제작 주체도 차이가 나 확연히 구분되는 UCC가 나오고 있다. 현재 조회수에선 대박채널(8,515회)이 MB_TV(3,588회)를 앞서 가고 있다.

이명박 - 팬클럽서 제작… 이미지 광고 느낌

박근혜 - 캠프서 제작 "생각 담기에 더 적합"

● 누가 만드나

이 전 시장의 UCC는 팬클럽인 MB연대가 만든다. 대학 휴학생 박상연(28)씨가 팀장이고 20여명의 대학생 자원봉사자도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MB연대와 회원들이 제작한 UCC동영상은 60여건이 넘는다. 명빡이를 만든 사람은 ‘이쁜 아줌마’라는 ID를 사용하는 30대 후반의 전업주부다.

이 전시장측 인터넷팀의 강승규 국장은 캠프에서 UCC제작에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실적으로 캠프 사람들이 MB연대의 젊은 감각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박 전 대표의 UCC는 캠프가 직접 제작한다. 이춘상 보좌관이 영상ㆍ음악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10여명의 인터넷팀을 이끌고 있다. 대박채널에 올린 최신작인 ‘인간 박근혜’는 조회수가 1만회를 넘었다.

이 보좌관은 “지지자들이 인터넷에서 퍼 나른 것까지 생각하면 수십만 명이 봤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생각과 활동을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선 캠프에서 주요 UCC를 직접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 UCC커뮤니티인 호박넷에는 85개의 UCC가 올라와 있다.

● 동영상 전략은

MB연대측은 ‘명품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한다. MB연대 백두언 사무국장은 “친근한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전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더 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경제전략을 강조한 ‘대한민국 747’, 영화 <반지의 제왕> 에서 세계를 구하는 백색마법사로 나오는 간달프를 패러디한 ‘명달프’ 등은 세련된 영상으로 마치 한편의 이미지 광고를 보는 느낌을 준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은 공전의 히트작인 ‘피아노 치는 박근혜’ ‘박근혜 애창곡 모음’ ‘물구나무서기’ 등 대중적 이미지를 강조한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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