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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1조 클럽/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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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1조 클럽/ 삼성전자

입력
2007.03.2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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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함 삼성전자에게 연간 순이익 1조원 클럽이란 말은 적절치 않다. 분기별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조원을 오르내리고, 매출은 10조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에만 매출 15조6,900억원, 영업이익 2조500억원, 순이익 2조3,5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런 실적을 꾸준히 낼 수 있는 기업은 전세계를 통틀어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전자·IT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뿐인가. 주력사업인 메모리 반도체는 더 이상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TV는 이젠 전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는 미국 매장의 골든 코너에 일본 소니와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휴대폰 애니콜은 프리미엄급 브랜드로 인식돼 몇몇 개도국에선 갖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부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반도체 대호황기인 1995년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이 2조5,000억원을 넘었다. 하지만 이듬해 1,600억원으로 급락했다가 99년에 들어서야 다시 3조대(3조1,600억원)로 치고 올라온 뒤 2000년대 들어 가파른 급성장세를 이어 왔다. 2004년에는 연간 순이익이 무려 12조원을 넘기도 했다.

1996년 매출 15조8,700억원, 순이익은 1,600억원인 기업에서 지난해 매출은 사상 최대인 58조9,700억원, 순이익은 7조9,300억원을 기록했다. 10년만에 몸집이 5배, 순이익은 50배 가량 국내에서 알아주는 ‘로컬 대기업’에서 월드 탑 클래스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 같은 놀라운 성과는 삼성전자 특유의 기술제일주의와 인재 중시, 변화와 혁신의 리더십이 합작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1983년 당시 세계 최고 기술인 64KD램 기술 개발에 착수,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94년 256메가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반도체 신화를 이어오고 있다.

1992년 D램 분야 1위, 93년 메모리 분야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리에 올라 지금까지 이를 지키고 있다.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의 표현을 빌리면 “무모하리만큼 반도체 사업에 대한 집념, 열정과 도전정신, 그 땀과 눈물이 일궈낸 신화”다.

여기에다, 인재라면 사장단이 직접 나서 전세계를 돌며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고 모셔오는 기업풍토, 일상의 경영현안은 전문 CEO에게 일임하면서 주요 고비 때마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탁월한 전략을 제시하는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이 더해져 오늘의 삼성전자를 가능케 했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는 IMF 위기를 겪으면서 더욱 강해졌다는 사실이다. 돈줄인 반도체부문의 의존도를 상대적으로 낮추면서 휴대폰과 같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했고, 액정표시장치(LCD),디지털TV 등으로 주력품목을 다각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2000년대 들어 영업이익 10조원대를 바라볼 수 있는 또 다른 배경이 됐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건희 회장이 최근 잇따라 위기론을 강조하고 있듯이, 삼성전자의 매출은 지난 3년 동안 거의 늘지 않고, 이익은 줄고 있다. 2004년 12조 200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7조원 이하로 내려 왔다.

여전히 반도체 부문이 차지하는 영업이익이 전체의 70%가 넘는 편중된 이익구조, 휴대폰도 세계 3위 자리를 유지하기가 녹록치 않은 현실, 차세대를 이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성장 정체론에 빠졌다는 성급한 비관론도 내놓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같은 위기감속에서도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LCD 등의 시설투자에 8조1,000억원, 연구개발(R&D)에 6조1,400억원을 각각 쏟아부어 지난해 보다 8%가 증가한 63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로 했다. 경쟁사들을 능가하는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창출한 보르도 LCD TV 신화를 프린터부문 등으로 확산시켜 미래 먹거리가 될 혁신적인 제품들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LCD TV만이 아니라 PDP TV에서도 정상에 올라, 명실공히 TV부문이 지존이 되겠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휴대폰에서도 2위 모토로라를 따라잡는 성과가 올해안에 나타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올 하반기부터는 주력 사업이 다시 본궤도에 진입해 연간 매출과 이익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의 경우 올해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의 출시 효과로 D램 수요가 증가하고, 휴대전화도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등 차세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기능을 다양한 신제품을 앞세워 연간 판매량 1억3,000만대를 달성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통신 가전 컴퓨터 디스플레이 등을 모두 구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제품들이 융합되는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더욱이 최고를 향한 열정과 미래에 대한 도전과 혁신정신이 살아있어 삼성전자의 앞날은 밝다고 입을 모은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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