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의 법칙을 거부해서 때돈을 번 회사가 있다. 바로 현대모비스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원심력의 법칙은 없다" "관성의 법칙은 끝났다" "길을 이기는 것 이것이 모비스의 법칙이다" 등의 광고 카피를 통해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 냈다. 새로운 법칙은 기술로 나타난다. 바로 자동차를 더 안전하게, 더 고급스럽게, 더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를 이처럼 기술력에 바탕을 둔 경영 방침으로 괄목한 성장을 이루어 냈다. 현대모비스는 '1조 클럽' 가입은 시간 문제다. 지난해 매출 8조1,680억원에 6,868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기록했다.
2002년 3600억원에 그쳤던 이익이 불과 4년 만에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이익이 2005년 (7,861억원)보다 줄긴 했지만 이 같은 추세라면 1조클럽 가입은 조만간 달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의 성장에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모듈'화 전략이 버티고 있다.
자동차 생산에서 모듈화란 2만여개의 부품을 개별 단위가 아닌 조립 영역 분야 또는 기능별로 결합해 완성차 생산라인에 직접 공급하는 부품 단위를 뜻한다.
현대모비스 경기 화성 공장에는 기아자동차에서 엔진, 변속기 등을 공급받아 쏘렌토 컴플리트 섀시모듈을 기아차에 납품한다. 겉 보기에는 엉성해 보이는 이 컴플리트 섀시모듈에 기름을 넣고, 타이어를 끼면 도로를 주행할 수도 있다. 컴플리트 섀시모듈은 완성차의 40%가량을 차지한다는 게 현대모비스 측의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품질 및 서비스를 보장하려는 노력으로 숫자 10을 내세운다.
특히 바코드시스템과 에코시스템, 그리고 자동차 생산라인에 바로 투입되는 직서열방식(Just In Sequence)을 통해 운전석 모듈이 완성되면 이 모듈의 이력은 완성차가 출고된 후 10년간 보관된다. 최고의 품질로 소비자에게 선보이지만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하기 위한 소비자와의 약속인 셈이다.
또 체결 부위가 느슨해도, 그렇다고 너무 강하게 조여져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롤링섀시모듈의 경우 체결된 수치를 출시 후 10년간 보관해 둔다. 최악의 경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와 관련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들어 '인사이드 유어 카(Inside Your Car)'라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그 배경에는 끊임없는 R&D 과정이 있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구성원들은 모듈 설계는 물론 피드백 과정 등을 통해 운전자의 안전과 안락함까지 추구하기 위해 밤샘 연구를 밥 먹듯 한다.
무엇보다 현대모비스는 완벽한 설계에서 완벽한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결함 없는 설계에 최선을 다한다.
설계 단계마다 철저히 검증하는 시스템도 갖춰 완벽을 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0.1%의 개선점이라도 발생한다면 즉각 개선 작업을 거쳐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올해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는 DFSS(Design For Six Sigma)라는 것을 추진한다. DFSS는 품질의 극한을 추구하는 기법으로 연구ㆍ개발 분야에서는 혁신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자동차부품 전문회사로서 거듭났다"며"회사 이익을 최대한 끌어 올려 주주들에게도 보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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