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 연구가 기지개를 켜고있다. 본격적인 아동문학비평을 표방한 연구단체가 출범하고, 전문비평지가 출간되는 등 비평공간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 규모에 비해 푸대접 받고 있는 아동분야 연구에 대한 학계와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지개 켜는 아동문학연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출간된 아동도서는 6,700종으로 97년(4,538종)에 비해 47%나 증가했다. 전체 도서 중 아동물의 점유율은 18.65%로 문학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아동물 시장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동문학연구가 침체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2월 인하대 겨레아동문학연구회, 건국대 동화번역연구소, 어린이문학교육학회, 어린이도서연구회 등 소규모 학술그룹이 통합,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를 출범했다.
아동문학 연구, 외국동화 번역, 독서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 단체로 학회지 발간과 분기별 2회의 세미나 2회, 연 1회의 학술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들은 기존의 아동문학비평이 출판사의 입맛에 따른 작품 해설 위주로 진행되는 등 상업주의적 성격이 강했다고 보고 사후비평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상욱 회장은 “인문주의의 세례를 받은 386세대가 학부형이 된 1990년대 후반부터 아동물 출판이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며 “작품의 양적인 성장에 대응하는 본격적인 아동문학비평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학술 논문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아동도서 관련 논문은 책 읽기 지도법 등 교육이나 실용성을 강조한 것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선안나의 <50년대 반공동화 연구>, 조은숙의 <한국아동문학의 형성과정> 등 비평적 관점으로 접근한 논문이 나오고 있다. 비평공간도 넓어졌다. 한국아동문학의>
1976년부터 발간된 <아동문학평론> 과 2003년부터 나온 창비의 <창비어린이> 가 전문 비평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창비 어린이책 출판부의 김이구 이사는 “작품이 생산되면 선별과 평가작업이 뒤따라야 하는데 국내 아동문학은 생산과 비평작업 사이에 불균형이 심각했다”며 “본격적인 아동문학비평의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창비어린이> 아동문학평론>
학계ㆍ정부 관심 뒤따라야
아동문학 연구자에 대한 학계와 정부의 지원은 초라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다. 대학에서는 아동문학연구를 아직 본격적인 연구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아동문학을 전공한 전임교수는 인하대 국문과의 원종찬 교수가 유일하다. 문학연구를 위한 기초자료 축적도 전무하다.
독일은 1970년대부터 정부 주도로 낭만주의시대부터 아동작품을 영인본으로 정리하고 아동문학 사전을 편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는 작품사 연구를 하려해도 백지상태에서 자료 수집부터 해야 하는 실정이다. 연구를 지원하는 한국학술진흥재단도 인문ㆍ비평적으로 접근하는 문학 연구에 대해서는 지원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게 연구자들의 지적이다.
김경연 아동문학 평론가는 “아동문학은 문학, 교육학, 미술 등 학문간 협동 기반의 마련이 시급하다”며 “양적 성장에 걸맞게 학계와 정부의 연구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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