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27일 “대입 3불(본고사ㆍ고교등급제ㆍ기여입학제 금지)정책은 재검토가 불가피하지만,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교총 창립 60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3불정책은 고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전면 폐지할 경우 많은 부작용이 따르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일각에서 집중 제기하고 있는 ‘3불정책 폐지’를 반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교총은 20만명의 교사들이 가입한 국내 최대 교원단체다.
윤 회장은 “3불정책에 대한 논의조차 금기시하는 청와대와 정부의 태도나, 일시에 폐지를 요구하는 일부 대학들 주장도 교육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3불을 놓고 각계가 다양한 주장을 할 수는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방향에서 논의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육계와 교총 주변에선 윤 회장의 단계적ㆍ점진적 접근안에 주목하고 있다. 한꺼번에 3가지 ‘금기’ 조항을 없애기 보다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과정을 거쳐 불합리한 것으로 판명 난 사안부터 고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한재갑 교총 대변인은 “대학의 학생선발은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교총 내부 원칙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본고사 부분에 논의의 무게가 실리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 대변인은 그러나 “본고사가 부활되더라도 예전의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지필고사 형태는 지양하고 우수 학생을 변별해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교육단체 "폐지 반대"
한편,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전국교직원노조 등 10여개 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정동 배재대 학술지원센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3불정책은 공교육 정상화 및 교육기회 보장의 최후 보루”라며 폐지 반대를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일부 사립대 총장 등은 3불이 대학발전과 경쟁력을 저해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막가파식 주장”이라며 “대학들은 통합 논술로 이미 본고사와 유사한 시험을 치르고 있고, 3불을 없애면 성적 위주의 획일적인 학생선발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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