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 단일 대선후보로 나서서 한나라당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나 박근혜 전 대표와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모두 크게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입소스코리아(대표 주영욱)가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성인 929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와의 양자 대결에서 이 전 시장은 59.2%, 손 전 지사는 16.9%를 기록했다. 지지율 격차가 무려 42.3% 포인트에 이른다.
박 전 대표도 양자 대결에서 49.2%의 지지율을 기록, 손 전 지사(28.0%)를 21.2% 포인트 차로 앞섰다. 손 전 지사가 아직 대선 구도를 뒤흔들만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손 전 지사 탈당에 대한 평가
손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부정적’ 의견(46.0%)이 ‘긍정적’ 의견(18.6%)에 비해 2.5배 가량 앞섰다.
19일 조선일보_한국갤럽 조사에선 반대(34.9%)가 찬성(30.1%)에 비해 조금 높았고, 20일 MBC_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선 ‘잘못된 것’(46%)이 ‘잘된 것’(30%)%)보다 조금 더 늘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탈당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확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손 전 지사의 탈당 후 한나라당의 성토는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공격, 교수 등 지식인 사회에서의 비판적 분위기 등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탈당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젊은층(20대-33.9%, 50대-56%)으로 갈수록 옅어졌다. 호남권에서는 부정적 평가가 28.2%에 그쳤다.
범여권 단일후보 적합도
탈당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늘었지만 손 전 지사는 여전히 범여권 후보 적합도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가장 적합한 범여권 후보를 고르라’ 는 설문에서 손 전 지사는 15.7%를 기록하며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10.7%로 뒤를 따랐다. 손 전 지사는 서울(21.8%) 등 수도권과 대전, 광주, 경상도 등에서, 정 전 의장은 전북(18.6%)과 전남, 충북 등에서 비교우위를 보였다.
범여권 후보 적합도에서 강금실 전 법무장관(5.6%), 한명숙 전 총리 (4.8%), 유시민 보건복지장관(3.0%) 등은 모두 한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유망한 범여권 주자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2.2%에 불과했다.
전체 대선주자 지지율
여야 전체 대선주자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이명박 전 시장은 36.7%을 기록, 14.9%에 그친 박근혜 전 대표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손학규 전 지사(4.6%)와 정동영 전 의장 (2.0%) 이해찬 전 총리 (1.7%) 한명숙 전 총리(1.3%)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의 다른 조사에 비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등의 지지율이 모두 낮게 나온 것은 이번 조사에서 ‘모름ㆍ무응답’(19.7%), ‘지지 후보 없음’(12.1%) 등 부동층이 30%를 넘었기 때문. 그러나 3월 8~10일 실시된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부동층이 19.0% 였을 때 이 전 시장 43.3%, 박 전 대표 20.2%, 손 전 지사 5.1%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세 사람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지지 정당에서는 한나라당이 38.2%로 가장 높았고, 열린우리당(11.9%), 민주노동당 (4.5%),민주당 (4.0%) 통합신당모임(2.4%) 순이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22% 포인트이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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