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문 병원에서 탈피해 원자력 의학 연구기관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27일 ‘방사선 및 방사성 동위원소 이용진흥법’에 따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분리 독립한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종순(55·사진) 초대 원장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구기관으로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일반 대중에게는 의학원 산하의 원자력병원만 알려져 가장 전통이 오랜 암 전문 병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국립암센터가 생기고 대형 민간병원들이 앞 다퉈 암센터를 열면서 암 진료 경쟁에서는 밀리고 있다.
김 원장은 “암 진료는 수익이 나지 않는 완전경쟁시장이지만 방사선의학 분야는 우리가 가장 앞서 있는 독과점 분야”라며 “이를 바탕으로 연구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의학원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기능 강화의 일환으로 김 원장은 먼저 연구 병동 신설 계획을 밝혔다. 김 원장은 “원자력병원의 500병상 중 100병상 정도를 할애해 어디서도 치료가 안 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 병동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도 국가가 진료비를 부담하는 연구용 병원을 운영하며 신 치료술 등을 적용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연구 병원이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정부의 진료비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병원 진료의 중심은 암에서 벗어나 방사선의학으로 확대된다. 즉 암 외에 갑상선질환, 뇌 신경질환 등 동위원소를 이용한 진단과 치료가 주로 적용되는 질병을 주종목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