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철강사다. 통상 철강 업체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10%에도 못 미치는 반면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9.4%나 된다. 2005년에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무려 27.2%에 달했다.
그러나 이르면 4월께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본격 상업 생산이 시작될 ‘파이넥스 설비’(사진)는 이러한 포스코의 경쟁력을 더 한층 올려줄 신무기가 될 것이 확실시 된다.
포스코가 파이넥스 공법 개발에 착수한 것은 1992년. 14세기 이후 세계 철강사를 지배해온 용광로 공법을 대신할 차세대 신공법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보자는 게 취지였다. 2004년 8월 파이넥스 공법 개발에 성공해 세계 철강사에 한 획을 그은 포스코는 이젠 데모 플랜트의 성공 가동에 이어 본격 사용화를 코 앞에 두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이란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사전에 가공하지 않은 채 가루 형태로 직접 써서 쇳물을 제조하는 제철 기술이다. 지금까진 가루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쓸 수 없어 덩어리 형태로 소결한 뒤에 사용했다.
용광로 안에서 환원작용과 용융작용이 한꺼번에 잘 일어나도록 하려면 용광로 내에 공기 유통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원료들을 덩어리 형태로 사전 가공해야 했던 것. 따라서 철광석을 덩어리 형태로 가공하는 소결공장이나 유연탄을 코크스로 만드는 코크스공장을 건설해야 했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오염물질도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파이넥스 공법을 쓸 경우 원료 사전 가공을 위한 설비 투자가 필요 없고, 저가의 원료를 가공하지 않은 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제조원가를 20% 가까이 낮출 수 있다.
파이넥스 공법의 가장 큰 강점은 환경오염 물질인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기존 용광로 방식의 10%도 안 된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이번 15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1기 설비에 이어 2010년 포항제철소 노후 고로들을 차례로 파이넥스 설비로 교체, 지구에서 가장 환경 친화적인 철강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중소 규모 노후 용광로를 교체할 때나 새롭게 철강 산업에 투자할 때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파이넥스 설비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무적인 대목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금까지 포스코는 철강 후발주자로서 선진 철강사를 따라잡기 위해 이미 상용화한 기술을 받아 단기간 내에 조업을 안정시킨 뒤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며 “그러나 파이넥스 공법으로 고유 기술까지 개발해 업계를 선도하게 된 만큼 이젠 세계 철강업계의 진정한 리더로 발돋움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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