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20조430억원, 영업이익 3조8,920억원, 순이익 3조2,07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매출 25조7,390억원, 영업이익 4조3,950억원, 순이익 3조2,070억원에 이른다. 포스코의 연결 대상 회사는 지분법상 17개사를 포함해 총 69개사다.
연결기준 조강 생산량도 포스코 3,010만톤을 비롯해 창원특수강 90만톤, 중국 장가항 스테인리스 23만톤 등 총 3,120여만톤에 달한다.
지난해 철강 원료가격은 상승한 반면 철강 제품가격은 하락해 철강 업체들이 채산성 악화에 시달린 점을 감안하면 눈부신 수준이다. 무엇보다 꾸준한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글로벌 소싱(전세계적으로 가장 싼 곳을 찾아 원료를 확보하는 일)을 통해 1조1,000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또 고부가가치 전략 제품 판매에 주력, 전체 판매량 중 자동차 강판과 고기능 냉연 등 전략제품 비중을 57%까지 높였다.
물론 글로벌 시장 개척과 지속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투자도 빼 놓을 수 없는 요소다. 스테인리스의 경우 지난해 7월 중국 장가항에 연산 80만톤 규모의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설비를 준공, 조강 능력을 280만톤으로 확대했다.
대한전선에 냉연 임가공을 추진하고, 냉연 업체인 태국 타이녹스(Thainox)에 15%의 지분 참여를 하는 등 판매 기반을 강화한 것도 힘이 됐다. 안정적 원료 확보를 위해 뉴칼레도니아 니켈 광산측과 제련소를 합작 투자하고, 호주 광산의 지분을 인수해 연간 최대 50만톤의 석탄을 확보한 성과도 눈에 띈다.
포스코의 이러한 대응은 결국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지지로 이어져 포스코 주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2005년 말 20만2,000원에 불과했던 포스코 주가는 지난해말 30만9,000원으로 53%나 상승한 데 이어 최근에는 40만원 선에 도전하고 있다.
포스코는 그러나 맘을 놓을 수가 없는 형국이다. 최근 세계 철강업계가 통합ㆍ대형화라는 큰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탈의 아르셀로 인수ㆍ합병(M&A)으로 인한 거대 철강사의 등장은 신호탄에 불과했다. 타타스틸의 코러스 인수 등 철강사간 M&A가 계속되고 있다. 또 급격한 철강 생산 규모 증가는 원료 부족 현상을 초래, 원료 값 상승과 원료 확보 경쟁 심화를 낳고 있다.
포스코는 이러한 위협에 단기적으로는 M&A 대비책을 세우면서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성장 투자를 적극 추진,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정공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도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의 경우 칸다하르 지역에 대한 광산 탐사권을 획득하고 올해 안에 부지 조성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베트남의 냉연 공장과 멕시코의 자동차용 강판 공장도 하반기중 착공한다. 포스코는 또 국내ㆍ외 주요 철강사와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원료 개발 투자 등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특히 포스코는 세계 철강 역사의 신기원이 될 독창적인 혁신 공법의 파이넥스 공장(150만톤)을 이르면 4월 준공,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 또 원가와 공정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인 ‘스트립 캐스팅’ 상용화도 눈앞에 두고 있다. 10월에는 광양 3고로 개수로 출선량이 67만톤 가량 늘어난다. 연말에는 전략제품 판매 비중이 63%까지, 해외 가공 센터도 25개까지 확대된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올해 전년보다 대폭 늘어난 5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전략제품과 생산능력 증강 등 국내 설비 투자에 2조9,000억원, 해외 철강과 원료 투자에 1조7,000억원, 철강 관련 신규사업 진출과 전략적 제휴 등에 1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연결 투자비는 철강부문 6조7,000억원을 포함해 7조4,000억원이나 된다.
이러한 계획이 모두 실현되면 올해 포스코의 조강 생산량은 3,060만톤, 매출은 2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조강생산 3,240만톤, 매출 29조8,000억원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 철강 산업의 대형화와 함께 중국 등 신흥 철강 국가들의 도전이 거세져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절박한 과제”며 “국내에선 고부가가치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 질적인 측면에서는 ‘글로벌 톱 3’를 추구하고, 해외에선 전략시장 중심의 성장투자를 통해 양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빅(Big) 3’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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