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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청소년문학상 2월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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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청소년문학상 2월 장원

입력
2007.03.2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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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하는 ‘문장 청소년 문학상’ 2월 시장원에 전은자(강원 석정여고)양의 <밤나무골의 기적> 이 뽑혔다.

이야기글 부문에는 오수인(명일여고)양의 <썩지 않는 잡초> , 비평·감상글에는 정수화(민족사관고)양의 <영화‘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보고> , 생활글에는 이경은(보성여고)양의 <황태자비 납치사건> 이 각각 장원으로 뽑혔다.

당선작은‘ 문장’ 홈페이지(www.munjang. or.kr)에서 볼 수있다.

밤나무골의 기적 / 전은자 (필명 타미유)

1

10월 보름 만삭의 달은

사공없는 빈 배에 올랐다

바람, 그 거친 손에 겁탈을 당해 스산하게 울던,

밤꽃 피던 은밀한 시간, 드리워진 커튼자락같던,

생명의 입김이 흐르는 맥하나로 목숨을 연명하던,

삐그덕거리는 사연 많은 이파리에

10월 보름 만삭의 달이 누웠던 것이다

산고(産苦)의 신음이 때를 재촉하면

먼 곳에서 지켜보던 밤바람이 시퍼런 칼을 세운다

이제 배는 자궁만큼 넓은 바다로 항해를 한다

2

뭍으로 나온 꽈리들이 저마다 붉은 등을 켜고 나왔다

청풍의 푸른 물결을 타는, 돛도 없는 저 가난한 배를 본다

한밤의 기적이 이토록 고요한 것은

밤나무골 여우무덤이 온갖 신음을 어둠으로 삼키는 것이다

3

분해된 배들의 시체더미 속으로

달을 안고 고행한 배가‘바스락’ 비명을 지른다

보라,

쓰러진 배는 이제 땅으로 간다

밤나무 그늘 아래 영롱한 꽃이 그의 어미인 것처럼.

밝아오는 여명 속에서 이미

달은 홀쭉했다

●심사평

타미유의 <밤나무골의 기적> 은감성과 상상이 매우 좋은시입니다. 1연의 도입부에 긴장을 잘 실어줘 시의 힘을 더한다 할 수 있습니다. 만월이 물위에 비춰 흐르는 모습에서 몽환적인 이미지들을 잘 끌어온 점도 매우 높게 평가하였습니다.

밤동안 하늘에 떠 있었을 달의 여정에서 삶의 긴여행의 모습을 바라본 인식이 매우 돋보입니다. 보름달과 바다로 나아가는 배를 어색함없이 잘 버무린 점이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경주 시인·시 게시판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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