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이 꽃잎… 애틋한 봄빛
개나리, 진달래 철을 맞아 화가 김정수씨가 진달래 그림으로 봄빛을 전한다. 28일부터 4월 3일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인전 <기억의 저편> 을 연다. 프랑스 파리에서 17년간 지냈던 그는 2004년 첫 귀국전부터 진달래 그림을 선보여왔다. 기억의>
그의 그림 속 진달래는 흐드러지게 피어 있지 않고 분홍 꽃잎이 점점이 흩뿌려져 있다. 물 같기도 하고 허공 같기도 한 아득한 배경 속에 조용히 흩날리거나 바닥 가까이 얌전하게 놓인 그 꽃잎들은 낭만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흐릿하게 보이는 낮은 지붕 위로 떨어지는 꽃잎은 애틋한 기억의 편린 같고, 개울의 징검돌 위에 혹은 바구니 안에 소복이 쌓인 꽃잎은 그리운 마음의 구름 송이 같다.
프랑스 시절, 작가는 어릴 때 어머니와 보았던 동산의 진달래꽃을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1995년 국내에 잠시 들어왔다가 보길도에서 설악산까지 진달래 길을 따라 여행한 뒤로 진달래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한다.
그에게 진달래는 한국인의 정체성, 한국의 현대사, 어머니의 사랑 같은 것들과 연결돼 있다. 이 꽃의 아스라하면서도 아련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해를 바친 내공을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4월3일까지. (02)737-8089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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