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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박기'에 눈 쏠린 14억 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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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박기'에 눈 쏠린 14억 중국인

입력
2007.03.2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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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충칭(重慶)의 ‘알박기’ 가 ‘물권법’ 통과 이후 중국 대륙의 최대 사회사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충칭 지우롱보(九龍坡)구의 한 부부가 4년째 철거를 거부한 채 개발업자와 대립하며 일종의 ‘알박기’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양우(楊武)의 집은 현재 주변 280가구의 철거가 끝난 황량한 벌판에서 고도처럼 고립돼 있다. 양씨와 아내 우핑(吳苹)은 22일까지 철거토록 명령한 법원의 최후 통첩 시한을 넘어 지금까지 5박6일을 집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들은 친구들이 실어나르는 물과 음식에 의지해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

사건이 보도되고 1,000만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관심을 표시하자 시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왕훙쥐(王鴻擧) 충칭시장은 “법에 의거해 대화로 사태를 해결하겠으며 결코 터무니없는 보상요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왕 시장은 “양씨 집 주변 일대 재개발은 개발업자의 이익과 관련이 없고 서민들의 이익과 관련된 것”이라면서 지역 주민들이 모두 생활환경을 바꾸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핑은 26일 “개발업자가 자신들을 상대로 낸 소송을 취하해야 하며 법률에 의거해 동등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자신은 터무니없는 보상을 요구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보는 여론은 두 갈래이다. “양씨 부부가 공민의 권리를 일깨워주고 있다”면서 지지를 보내는 이들이 한쪽이다. 10월 1일 물권법 시행을 앞두고 사유재산을 지키려는 이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도시 개발 과정에서 시가에 못 미치는 보상을 받고 철거된 서민들의 분노를 양씨 부부가 대변한다는 말도 나온다.

다른 한편에서는 양씨 부부가 수백만위안(수억원)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보낸다.

중국인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도시 개발 등으로 일방적으로 희생됐던 서민들이 점차 줄어들기를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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