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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1조 클럽/ 정몽구 회장 "고객이 최우선 품질경영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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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1조 클럽/ 정몽구 회장 "고객이 최우선 품질경영 주력"

입력
2007.03.2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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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그룹인 현대ㆍ기아차, 삼성, LG, SK의 오너 경영자는 모두 선대(先代)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2세들이다. 그렇다면 이들 가운데 선대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은 누굴까. 바로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다.

이준우 한밭대 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6개 대기업 집단(현대ㆍ기아차, 삼성, LG, SK, 롯데, 한진)의 창업자와 2세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분석한 결과, 정 회장이 선친인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가장 비슷했다.

학문적 분석을 거치지 않아도 정 회장 부자의 ‘닮은 꼴’ 경영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중국 진출 과정은 ‘왕회장’(정 명예회장의 애칭)의 조선업 진출과 똑같았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1971년 조선소를 짓기도 전에 그리스 리바노스 그룹에서 26만톤급 선박을 두 척이나 주문 받았는데, 정 회장도 중국 정부의 정식 승인이 나기도 전에 베이징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검소하고 부지런한 것도 똑같다. 정 회장이 현대차가 판촉용으로 만든 2만원짜리 시계를 찬다는 건 현대차 직원이면 누구나 안다. 96년까지는 해외 출장 때마다 허름한 호텔에서 묶었는데, ‘회장이 싸구려에서 묵으면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소문이 나서 오히려 손해’라는 말을 들은 뒤 바꿨다. 정 명예회장이 새벽 5시면 자식들을 집합시켜 아침을 먹고 계동 사옥으로 출근했듯이, 정 회장도 6시30분이면 양재동으로 출근한다.

정 회장의 외부 전문가 그룹에 속하는 한 인사는 “몽구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법통을 계승한 적장자(嫡長子)라는 사실에 무한한 명예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현대차 도약의 원동력인 ‘품질경영’도 적장자의 명예의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 회장의 측근에 따르면 정 회장은 사석에서 품질경영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한다. “나 말이야, 돈 많아. 돈 벌려고 사업하는 거 아냐. ‘현대’라는 이름 걸고 만든 손가락질 당하는 게 싫기 때문이야. 품질은 돈 문제가 아냐. 품질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자존심이야.”

품질에 대한 정 회장의 집념은 상상을 초월한다. 2002년 8월, 정 회장이 직접 오피러스 수출 차량을 점검했다. 전문가도 몰랐던 미세한 소음이 발견됐다. 이후 선적이 40여일간 중단되고, 저소음 엔진으로 교체됐다.

정 회장은 또 ‘고객 우선 경영’을 또 하나의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정 회장은 2007년 현대ㆍ기아차그룹 시무식에서 “양적 성장을 넘어 전세계 고객들로부터 현대차가 생산한 자동차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고,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는 연구개발, 생산, 판매, 정비 등 모든 경영 활동에 고객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자세를 더욱 철저히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회장의 경영방침에 현대차는 지난해 11월부터 고객을 찾아가 사전에 차량을 점검하는 ‘비포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형제 회사인 기아차는 캐시백과 주유 포인트 적립 서비스는 물론 정기적인 차량관리까지 책임지는 ‘Q멤버십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에서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정 회장의 카리스마가 외환위기 이전 세계 10위권에 밖에 현대차를 세계 6위 자동차로 만든 가장 결정적 요인인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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