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뮤지컬계에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무비’와 ‘뮤지컬’의 합성어) 바람이 불고 있다. 제작, 기획중인 작품만 <댄서의 순정> <싱글즈> <내 마음의 풍금>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등 10여 편이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가 2004년 뮤지컬로 만들어진 적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국내의 무비컬 제작은 부진한 편이었다. 와이키키> 나의> 내> 싱글즈> 댄서의>
이 때문에 최근의 무비컬 바람이 창작 뮤지컬의 새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서는 <프로듀서스> <빌리 엘리어트> 등이 호응을 얻는 등 무비컬이 이미 뿌리를 내린 상태다. 빌리> 프로듀서스>
29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댄서의 순정> 은, 2005년 ‘문근영 신드롬’을 일으킨 같은 제목의 영화를 원작으로 했다. 200만명이 영화를 관람했는데 제작자, 투자자에게 이 정도 관객은 일종의 안전장치다. 관객도 내용을 모르는 창작 뮤지컬보다 익숙한 작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댄서의>
그러나 주봉석 감독은 “내가 관심을 둔 것은 흥행 성적이 아니라 ‘댄스 스포츠’라는 소재”라고 말한다. 영화를 뮤지컬로 옮기는 과정에서 무대 예술의 즉흥성을 살릴 수 있는 춤에 주목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뮤지컬 <댄서의…> 는 춤의 배경이 되는 룸바, 삼바 등 30여 곡의 라틴 음악과 화려한 의상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댄서의…>
영화 <미녀는 괴로워> 가 극장에서 내려오자마자 뮤지컬로 제작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영화에 나오는 <마리아> 등의 노래가 뮤지컬에서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리아> 미녀는>
반면 6월 무대에 오르는 <싱글즈> 는 드라마로 관객을 유인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30대를 앞둔 독신 여성의 삶과 사랑을 진솔하게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음악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싱글즈>
뮤지컬을 제작하는 조행덕 악어컴퍼니 대표는 “<싱글즈> 는 젊은이들이 공감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볼거리보다 이야기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은행나무 침대> 도 뮤지컬로 만들고 있는데 “ <은행나무 침대> 는 판타지이기 때문에 무대장치와 의상에 특별히 신경 쓸 것”이라며 “60억원 정도를 투입해 대작으로 제작, 세계를 노리겠다”고 밝혔다. 은행나무> 은행나무> 싱글즈>
그러나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순수 창작보다 기존 콘텐츠를 이용해 작품을 안전하게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무비컬을 두고 안일한 제작 방식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원작을 어떤 식으로 바꿔 무대에서 표현하느냐에 따라 뮤지컬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