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월 캠프가 꾸려진 이후 꾸준히 일주일에 한 번씩 기자간담회를 가져 왔다. 아무리 바빠도 그 일정만큼은 꼭 지켰다.
그때마다 박 전 대표는 경제ㆍ교육ㆍ외교 분야에 대한 자신의 정책 구상을 기자들에게 장시간 설명했다. 그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콘텐츠 부족’이미지를 벗기 위한 의식적 행보였다.
‘콘텐츠 부족’이란 말처럼 그간 박 전 대표측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킨 용어도 없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실제로 콘텐츠가 없는 것이 아닌데도 기정 사실화해 버린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꾸준하게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면 자연스레 누명을 벗을 것이라는 게 캠프측 생각이다. 다른 관계자는 “콘텐츠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간 자신의 내용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기술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박 전 대표는 이미지가“너무 완고하다” “보수적이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러다 보니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을 놓치고, 외연 확대가 안 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 전 대표의 강성 이미지는 국가보안법 폐지 및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등 당 대표 시절 활동 때문에 굳어진 측면이 강하다. 반대하는 정치인이라는 라벨이 붙어버린 것이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도 이런 이미지를 갖게 한 원인이다.
최근 박 전 대표 연설문의 표현이 “…해서는 안됩니다”에서 “…해야 합니다”로 바뀌고 있다. 반대가 아닌 적극적인 추진의 이미지를 심겠다는 생각에서다.
같은 차원에서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일찌감치 내놓은 ‘국민누나’라는 호칭도 이런 고려 아래 등장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시장에서 상인들과 어울려 홍어를 먹는 등 서민적 모습도 자주 보인다.
도덕성과 사생활에선 거리낄 게 없다는 박 전 대표지만 가족문제가 약점이 될 가능성은 있다. 동생인 육영재단 이사장 근령씨가 신모씨와의 약혼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근령씨 문제가 박 전 대표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캠프측은 “일단 지켜 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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