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취업특혜 의혹' 정해방 기획처 차관 사의

정해방 기획예산처 차관이 26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아들의 정부출연기관 취업 특혜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정 차관은 “아들의 취업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일부 언론에 (의혹이) 보도되고 감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업무의 순수성과 공정성을 의심 받을 수 있는 만큼 고위 공직자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

정 차관은 “국가의 예산을 편성하고 공공기관을 운영하는 부처의 공직자로서 계속 머무는 것은 양심이 허락하지 않으며 이는 국민의 도리도 아니다”며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방식과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 차관의 아들은 지난해 하반기 에너지기술연구원의 공채에 응시해 행정직 정식직원으로 입사했으나,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연구원측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도 토익 700점을 입사 지원자격 기준으로 삼았다가 하반기 채용에서는 이 기준을 삭제하고 내부적으로 기준을 600점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한 투서가 접수되자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다.

중동국가를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윤승용 청와대 대변인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라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감사원에서 엄정하게 조사해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고시 18회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온 정 차관은 예산총괄심의관, 재정운용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기획예산처 차관에 취임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