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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긴장 감도는 협상장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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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긴장 감도는 협상장 안팎

입력
2007.03.2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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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통상장관급 회담 첫날 일정을 마친 김종훈 한국측 수석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기자브리핑 장소에 들어섰다. "팽팽하다""불투명하다""결렬되더라도 단호히 대응하겠다" 등 그의 입에서 나온 말들도 힘겨운 협상 분위기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질문도 1~2개 정도만 받고 서둘러 퇴장할 정도였다.

첫날 협상은 양국 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오전 9시30분 전체회의를 열어 협상 방향을 조율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한국측은 70여명, 미국측이 60여명이 협상에 참여했다. 바티아 부대표는 협상장인 호텔 1층 로비 등에서 기자들의 눈에 띄기도 했지만, 김 본부장은 전체회의 때 잠시 공개된 포토 세션 외에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본부장이 느끼는 부담감을 짐작하게 했다.

전체회의 이후에는 김 본부장과 바티아 부대표의 '1+1' 회담, 장관급과 수석대표가 함께 만나는 '2+2'회담, 여기에 분과장이 더해지는 '4+4','5+5'회담이 수시로 열렸다.

그러나 첫날이어서인지 회담은 상대측 반응을 살피는 탐색전으로 일관됐다. 양측 모두 먼저 양보의 제스처를 취하지 않고 마감시한이 임박한 30일 타결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김 대표는 "반덤핑 제도개선, 자동차 관세 철폐, 개성공단 문제를 협정문에 반영할 것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한국측 농업분야 고위급 회담 대표인 민동석 농림부 차관보는 이날 협상이 없었는데도 협상장에 들러 실무진과 전략회의를 갖기도 했다. 미국측의 리처드 크라우더 USTR 농업담당 수석협상관과 스캇 퀴젠베리 USTR 섬유담당 수석협상관은 26일 밤 입국, 27일부터 농업 및 섬유 분야 고위급 협상에 참여한다.

협상장 주변에서는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정부가 국익 없는 FTA를 무리하게 타결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FTA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범국본은 27, 28일에도 잇따라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어서 장관급 협상이 무르익을수록 FTA 반대운동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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