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고집이 결국 통하는 걸까.
다음달 발표될 올 1분기 세계 주요 휴대폰 업체의 실적에서 저가폰에 주력한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반면, 프리미엄 휴대폰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실적호전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저가폰 전략에 크게 고전하며 ‘프리미엄 고수냐, 저가폰 전환이냐’의 기로에까지 섰던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앞으로도 프리미엄 기본골격을 유지하게 됐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따르면 모토로라의 1분기 매출은 92억~93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월 전망했던 1분기 매출 예상치(104억~106억 달러)보다 10억 달러 이상 낮아진 수치다. 이에 따라 모토로라의 1분기 실적은 적자로 전환해 주당 7~9센트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측은 저가 모델 시장에서의 급격한 가격하락과 고급형 제품의 판매부진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휴대폰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노키아도 신흥시장에서 저가폰에 집중한 나머지, 휴대폰 평균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출은 늘지만 영업이익 증가는 주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10%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프리미엄 제품인 울트라에디션(D-900)과 ‘E-900’모델의 해외판매가 호조를 띠면서 1분기에 분기별 실적으로는 사상최대 규모인 3,600만대 가량의 휴대폰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4분기의 8%수준에서 탈피, 12~13%로 두자리수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고소득자와 중산층 이상을 겨냥한 프리미엄 상품을 통한 고급 브랜드 이미지 전략을 채택해 왔다. 그러나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최근 2~3년간 급신장하는 신흥시장에서 저가폰을 앞세워 공세적으로 매출을 늘려옴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프리미엄 일변도 전략을 바꿔 저가폰 시장에도 뛰어들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올 초 정보통신 총괄 사령탑을 맡은 최지성 사장은 “(고가이미지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신흥시장 공략을 확대하되 삼성 휴대폰 고유의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전략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혀 시장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할 뜻을 내비쳤다.
고무적인 점은 삼성의 프리미엄 전략이 중국 인도 터키 등 대형 신흥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는 사실.
현재 중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노키아와 모토로라에 이어 3위를 기록중이지만, 고가 제품 시장에선 50% 이상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터키에서도 고가폰을 중심으로 2년 연속 60%이상의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며 노키아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시장 상황을 낙관한다”면서 “하반기쯤에는 2위 모토로라를 따라잡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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