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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 카푸치노] 대사 남편보다 더 바쁜 '내조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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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 카푸치노] 대사 남편보다 더 바쁜 '내조 외교'

입력
2007.03.2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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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이번 외교사절 행사에 기업의 후원을 더 받을 수 있을까요?" "한국에서 유엔사무총장도 나왔으니 행사 수익금의 일부는 유엔에 기부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주한 외국 대사들의 대화가 아니다. 22일 주한 인도대사 관저에서 모인 6명의 대사 부인들이 나눈 말이다. 행사는 5월15일 서울 하얏트 호텔서 열릴 '퍼레이드 오브 네이션스(Parade of Nations) 2007'.

대사 부인들이 행사 준비 회의 중에 대사들이 다뤄야 할 문제를 서스름없이 대화에 올린다. 그것도 그럴 것이 연례 자선행사인 '퍼레이드 오브 네이션스'는 2005년에 처음 시작됐지만 작년에는 50개국 이상의 대사관이 참석해 4,000만원의 기금을 마련해 불우 이웃을 도왔다.

연례 외국 대사관 주최 문화 행사로는 최대 규모다. 이 행사의 주축이 바로 대사 부인들이다. 운영위원회 회원은 인도, 나이지리아, 우즈베키스탄, 이스라엘, 파키스탄, 튀니지아 대사 부인이다.

행사 준비는 12월부터 시작됐다. 한번 회의를 하면 매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몇 시간째 이어진다. 모두가 더 많은 기업체들로부터 후원을 받고, 행사 참석 티켓을 많이 팔기 위한 노력이다.

주목을 받는 인물은 역시 한국인 출신 파키스탄 대사 부인 송숭희씨다. 그는 한국측 기관 및 기업과의 가교 역할을 맡았다. 송씨는 "이번 행사의 테마는 춤"이라며 "인도 볼리우드 춤, 라틴 댄스 등이 선을 보인다"고 행사 참석을 권했다.

대사 부인들은 낯선 타국에서 남편의 내조에도 바쁘지만 독립적인 활동의 폭도 점차 넓혀나가고 있다. 대체로 한 달에 한번씩 대사 부인 전체 모임을 갖는 것은 기본이고, 지역별 또 이슈에 따라 이런 저런 모임을 자주 갖는다.

그래서 부인들이 대사인 남편보다 더 바쁘다는 농담도 나온다. 쑥타원 께올라 라오스 대사는 "배우자를 동반치 않는 파티가 가끔 열리는데, 그게 더 편할 때가 있다"며 "바쁜 부인들 시간 맞추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고 털어놓는다.

특히, 자국의 문화행사가 한국에서 열릴 때는 대사는 참석 못해도 부인은 꼭 참석한다. 아이다 알마이나 주한 아랍에미리트 대사 부인은 얼마 전 자국의 문화행사에 참석해 "대사는 주로 정치, 경제 문제를 맡고 부인은 문화 영역을 관할한다"고 말했다.

문화외교를 통한 내조를 강조한 것이다. 대사 부인은 바로 '문화 대사'다. '퍼레이드 오브 네이션스'행사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퍼레이드 오브 네이션스' 참여 문의는 엘살바도르 대사관(02-753-3432).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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