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마신 수입맥주 찜찜하네”/ 폐기 될 미군납품용 유통시킨 일당 검거

주한 미군부대에 납품하려다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처분해야 하는 수입 맥주 3만3,000여 상자를 시중에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5일 주한미군 납품용으로 수입됐으나 유통기간 6개월이 지나 폐기 처분해야 하는 맥주를 국내에 유통시키고 미군부대 음식물 쓰레기를 무단 방출한 혐의(폐기물관리법 위반 등)로 주한미군교역처 폐기물 담당 직원 유모(55)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 등은 2005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유통기한을 넘겨 미군부대 납품이 불가능한 수입맥주 3만3,000여 상자(330㎖들이 약 40만병)를 폐기처분하지 않고 국내 식품 수입업자에게 넘겨 2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1953년 설립된 주한미군 교역처는 미군과 생필품 공급 계약을 맺은 민간 유통회사로 인체유해 가능성을 이유로 수입 맥주에 대해 자체적으로 6개월의 유통기한을 두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유씨 일당은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체인 S사에 맥주 폐기처분을 위탁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맥주를 빼돌린 뒤 서울 남대문시장, 부산 국제시장 등의 수입식품 도매업자를 통해 시중에 유통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빼돌린 맥주는 주점과 노래방, 해수욕장 노점상 등에서 판매됐으며, 탈루한 세금은 6억7,000여만원에 달할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