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환 10년 만에 첫 경선체제로 치러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도널드 창(曾蔭權ㆍ62) 현 행정장관이 재선됐다.
창 장관은 25일 홍콩 아시아 국제박람관에서 열린 제3대 행정장관 선거에서 범민주파 대표로 출마한 알란 렁(梁家傑ㆍ49) 공민당 의원을 649표 대 123표로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
민주화보다 안정적 경제발전을 최우선하는 친중국계 인사 위주의 선거인단(정원 800명)은 중국 정부의 공식 지지를 받고 있는 창 후보에게 80% 이상의 몰표로 5년의 임기를 더해줌으로써 안정적인 정국 운영의 토대를 마련해줬다.
정통관료 출신의 창 장관은 2005년 6월 퉁치화(董建華) 전 행정장관의 전격 사임하면서 2년여의 잔여 임기를 물려받았다. 넥타이 맬 시간을 줄이기 위해 매기 시작한 나비 넥타이가 트레이드 마크가 됐을 정도로 성실하고 열정적인 그는 와얀(華仁)서원 예과를 마친 뒤 본과 진학을 포기하고 제약사 영업사원으로 뛰어야 할 만큼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영국 식민통치 시절인 1967년 공직에 입문한 그는 타고난 영민함과 성실함으로 71년 행정관으로 발탁됐다. 37세이던 81년에는 정부 장학금으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유학, 행정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이후 무역서 책임자를 맡는 등 경제 분야에서 일해오다 95년 9월 영국인이 독차지해온 홍콩 재정사장(경제부총리격)직을 맡은 첫 중국인이 됐다. 홍콩 주권이 중국에 반환되기 직전인 1997년 6월에는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는 등 출세가도를 달렸다.
2001년 2월 아시아 금융위기 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총리격인 정무사장에 임명됐으며, 2005년 3월엔 퉁 전 장관이 건강을 이유로 사임한 이후 행정장관 직무대행을 하다 단독후보로 행정장관 선거에 나서 당선되는 등 관운도 따랐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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