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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50주년 ‘좋은 게 좋다’로 끝난 기념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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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50주년 ‘좋은 게 좋다’로 끝난 기념선언

입력
2007.03.2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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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유럽통합의 시발점이 된 로마조약 체결 50주년을 기념해 25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베를린 선언’을 공표한다. 베를린 선언은 EU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한스-게르트 푀터링 유럽의회 의장, 주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이 서명한 가운데 발표된다.

당초 EU 27개 회원국 정상이 모두 서명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정상들이 서명을 거부해 EU를 대표하는 3인이 서명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미리 공개된 2페이지 분량의 베를린 선언은 주로 EU의 역사와 가치, 그리고 미래 지향점을 담고 있다. 선언문은 “유럽통합은 평화와 번영을 가능하게 했다.

유럽통합은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었고 차이를 극복했다”고 그간의 성과를 밝힌 뒤 유럽 공동시장과 유로화의 성과를 적시하고, EU가 세계 평화 증진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계속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에너지 문제, 기후변화 등 전지구적 문제도 EU가 앞장서 해결해 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쟁점 현안인 EU 헌법 부활과 회원국 추가, 기독교 전통 명시 등에 대한 입장차로 27개 회원국 정상 전체의 서명을 받지 못하는 등 EU 각국의 불협화음이 드러났다. 조율 과정에서 폴란드는 기독교 전통을 언급할 것을 요구했고, 최대 쟁점인 EU 헌법에 대해서는 국민투표에서 부결시킨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물론이고 체코, 폴란드, 영국도 EU 헌법이란 용어를 직접 언급하는데 반대했다.

결국 베를린 선언문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 우회적 표현 방식을 택했다. 먼저 헌법 부활문제에 대해서는 “로마조약이 체결된 지 5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유럽의회 선거가 실시되는 2009년까지 공동의 기반을 되살리기 위한 목표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간접적으로 부활의지를 표명했다.

또 다른 쟁점인 EU 확장 문제에 대해서는 “EU는 국경을 넘어 민주주의, 안정, 번영을 지속적으로 증진할 것이다”이라고 추상적으로 규정했다. EU 시민들의 확장 피로감을 감안해 구체적인 확장의 범위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독교 전통 언급 문제는 독일 메르켈 총리가 최근 폴란드를 직접 방문해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을 설득, 선언문에서 뺄 수 있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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