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등에 밀려 크게 위축됐던 연극계가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화와 TV의 스타들이 무대를 찾고, 실험적이고 다양한 신작이 공연되며, 과거 사랑을 받았던 작품들이 다시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일부 작품은 관객이 몰리면서 만원 사례와 연장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로의 대표적 흥행작 <경숙이, 경숙아버지> 는 올 1월 조재현이 합류하면서 관객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에 각종 연극상을 휩쓸며 인정 받은 작품성에 스타파워까지 겹치면서 두 달째 객석 점유율 100%를 기록하고 있다. 경숙이,>
보조석을 따로 두어도 모자랄 정도다. 밀려드는 관객을 수용하기 위해 극장 측은 평일 낮 공연을 추가했고 공연을 일주일 연장했다.
2004년 청주에서 초연된 뒤 지난해 2월 서울로 진출한 <염쟁이 유씨> 역시 공연마다 관객이 가득 차 주말에는 보조석으로도 소화하지 못할 정도다. 극단은 당초 4월 1일까지 공연하기로 했던 계획을 바꿔 연말까지 연장 공연하기로 결정했다. 염쟁이>
소극장 연극인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도 입 소문을 타고 관객이 몰려 매회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바람에 객석을 가득 채우지는 못했지만 <갈매기> 와 <졸업> 역시 화려한 무대와 출연자의 대담한 연기로 큰 관심을 모았다. 졸업> 갈매기> 오아시스>
사회성 짙은 작품의 재공연은 진지한 관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 27년 만에 재공연에 들어갔고 2003년 당시 객석점유율 100%를 넘었던 <인류 최초의 키스> 도 다시 무대에 올랐다. 30일에는 1980년대 최고의 창작극 <칠수와 만수> 가 재공연된다. 칠수와> 인류> 난장이가>
여기에 스타들의 연이은 출연이 예정돼 연극계를 고무시키고 있다. 최민식, 고두심, 유지태, 김석훈 등이 곧 무대에 오를 예정인데 이들이 출연하는 작품은 각종 인터넷 예매사이트 순위에서 벌써부터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김혜자가 나오는 <다우트> 는 관객 반응이 좋아 이미 앵콜 공연을 시작했다. 연극계의 한 관계자는 “뮤지컬의 조승우와 같은 티켓파워가 연극에는 없지만, 이들 스타의 출연이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연극계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우트>
하지만 이런 현상만으로 연극계가 완전히 해빙됐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스타에 대한 의존성이 강하고 즉각적인 재미에 치중한 코미디물을 찾는 관객이 많은데다 극장 역시 비보이 공연이나 개그물처럼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작품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극계에 나타난 최근의 고무적 현상을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훈 CJ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장은 “연극계는 눈 앞의 수익보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을 개발하는 게 우선”이라며 “<경숙이…> 처럼 둘이 잘 결합한 작품이 계속 나오면 연극계 전반에 큰 활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숙이…>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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