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스케이팅 102년 역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제패가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해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피겨요정’ 김연아(17ㆍ군포수리고)가 23일 일본 도쿄체육관 특설링크에서 벌어진 국제빙상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얻은 점수는 71.95점. 지난 2003년 사샤 코헨(미국)이 기록한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1.12점)을 4년 만에 경신했다. 자신도 믿기지 않은 듯 함박웃음을 터트릴 정도로 높은 점수였다.
그 동안 허리통증을 호소하던 김연아는 며칠 전 캐나다에서 훈련하던 중 꼬리뼈까지 다쳐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정신력 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자신하던 ‘국민여동생’은 영화 <물랭루즈> 의 주제곡 <록산느의 탱고ㆍtango de roxane> 선율이 흐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감 넘치는 연기를 펼쳤다. 록산느의> 물랭루즈>
쇼트프로그램은 규정된 8가지 기술을 2분50초 내에 펼쳐야 하는 규정종목. 45명의 선수 가운데 36번째로 출전한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트리플(연속 공중 3회전)을 깔끔하게 성공시킨 뒤 더블 악셀, 스핀 등 허리 통증을 딛고 우아한 예술 연기를 이어나갔다. 은반 위를 날아다닌 김연아가 왼발을 등 뒤로 머리까지 올리는 ‘비엘만 스핀’을 펼치자 체육관을 가득 메운 일본 관중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연기를 마치고 거친 숨을 몰아 쉬면서 벅찬 가슴을 쓸어 내린 김연아는 기술요소 점수 41.49점에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 30.46점을 얻었다. 지난해 그랑프리 4차 대회 기록한 자신의 최고기록 65.22점보다 무려 6.73점이 높은 뛰어난 기록이었다.
반면 동갑내기 경쟁상대 아사다 마오는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예상과 달리 61.32점에 그쳐 5위로 밀렸다. 쇼팽의 <야상곡> 에 맞춰 연기를 펼친 아사다는 트리플-트리플을 시도하다 두 번째 점프에서 공중 1회전에 그치는 실수를 범하면서 2점이 감점됐다. 경기 초반 실수에 부담을 느낀 아사다는 이후 실수 없이 끝냈지만 예상 밖으로 부진했다. 안도 미키(일본)는 67.98점으로 2위에 올랐고,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67.15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야상곡>
김연아는 “65점 정도 예상했는데 나 자신도 믿어지지 않는 점수가 나왔다“며 “프리스케이팅에 더 자신이 있는 만큼 기량을 더 다듬고 깔끔하게 마무리 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연기 순서 추첨에서 전체 21번째로 출전하게 돼 아사다 마오(22번째)보다 앞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김연아는 24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 최초의 세계선수권 제패에 도전한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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