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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작은 도토리 속 커다란 참나무 '네 안에도 큰 참나무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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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작은 도토리 속 커다란 참나무 '네 안에도 큰 참나무가 있지'

입력
2007.03.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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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루카도 글ㆍ조지 안젤리니 그림ㆍ문주선 옮김 / 베틀북 발행ㆍ48쪽ㆍ8,500원

아이들은 스스로 큰다. 부모는 옆에서 노심초사하며 “공부해라” “좋은 친구 사귀어라” 잔소리를 하지만 아이는 타고난 개성을 지키며 그렇게 성장해간다. 부모의 역할은 억지로 뭘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자라도록 돕는 일이 아닐까.

<너는 특별하단다> 로 잘 알려진 맥스 루카도의 그림동화 <작은 도토리 속 커다란 참나무> 가 출간됐다. 작은 도토리 하나가 크고 높은 참나무가 되기까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네 안에는 커다랗고 멋진 참나무가 숨어 있단다. 너에게 주어진 길을 열심히 가다 보면, 네가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거야.” 엄마 가지에 매달려 떨어지기 싫어하는 작은 도토리에게 엄마가 말한다. 농부의 트럭 안에 떨어진 도토리는 오렌지 농장에 뿌리를 내리지만 옆의 친구들처럼 오렌지가 열리지 않아 실망한다. 가지를 쭉 뻗어도 보고 흔들어도 보지만 열매를 맺을 수가 없다.

농부의 집 앞에 옮겨 심어진 어린 참나무는 또 장미나 피튜니아처럼 예쁜 꽃 피우기를 바라지만 계속 키만 자랄 뿐 꽃을 피우지 못한다.

어느새 어린 참나무는 커다란 아름드리 참나무가 되고,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어느날 농부와 소녀가 가지에 밧줄을 묶어 그네를 매단다. 소녀는 참나무 밑에서 재잘거리며 웃고 남자친구와 가지에 이름을 새기기도 한다. 참나무와 소녀는 함께 자랐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갔다.

어느새 소녀는 ‘나는 누구일까' ‘내가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 고민을 할 나이가 됐다. 그런 소녀에게 참나무는 엄마에게 배운 그대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준다. 작은 도토리가 툭 떨어진 순간, 소녀는 작은 도토리가 이렇게 튼튼하고 커다란 아름드리 참나무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집을 떠난다.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아이는 질투심 많은 어른이 되고, 믿음 속에 자란 아이는 자신감 있는 어른이 된다. 작은 도토리가 스스로 자신의 귀한 가치를 깨닫게 된 것은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시키는 엄마가 아니라 믿고 기다려주는 엄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스스로 자라지만 어른이 믿어주는 만큼 더 성숙한다. 아이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교훈을 주는 책이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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