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빅리그 유망주’ 송승준(27)이 결국 고향팀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롯데는 해외파 우선 지명 마감시한을 1주일 앞둔 23일 지난해 캔자스시티 산하 더블A인 위치타 랭글러스에서 활약했던 우완 송승준과 계약금 2억원, 연봉 1억원 등 총 3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송승준과의 합의에 따라 세부적인 옵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2월부터 부산 사직구장으로 불러 테스트하던 이승학(28)과 막판 저울질했던 롯데는 최근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이승학의 제구력보다 송승준의 ‘파워’에 후한 점수를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9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보스턴과 90만달러에 계약, 미국 무대에 진출했던 송승준은 몬트리올(현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지난해 캔자스시티 마이너리그에 둥지를 틀었다. 송승준은 8년 간 통산 마이너리그에서 166경기에 등판해 56승42패에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고, 2001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인 퓨처스 게임 대표에 선발되며 일찌감치 유망주로 분류됐으나 2004년 뜻하지 않은 손목골절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결국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 송승준은 롯데의 지명을 받기 위해 올 초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이승학과 함께 개인훈련을 해 왔다. 송승준은 지난 96년 필라델피아에서 삼성으로 유턴한 최창양을 시작으로 최경환(롯데), 이상훈(전 SK), 조진호(전 SK), 이종범(KIA), 정민철(한화), 정민태(현대), 조성민(한화), 구대성(한화), 봉중근(LG), 권윤민(KIA), 최향남(롯데), 김일엽(롯데)에 이어 14번째 국내 복귀파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송승준이 롯데에 둥지를 틈에 따라 이날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최희섭(28ㆍ탬파베이)의 국내 복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희섭의 우선 지명 연고팀인 KIA 정재공 단장은 23일 삼성과의 광주 시범경기에 앞서 “최희섭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중요한 건 본인의 의사”라고 밝혔다.
해외파들의 국내 유턴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김병현(28ㆍ콜로라도)은 모처럼 호투하며 빅리그 선발투수의 희망을 이어갔다. 김병현은 23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매리베일 베이스볼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전에서 선발 3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 2개에 탈삼진은 3개를 낚았다. 게임 도중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김병현의 투구는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못했지만 모처럼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와 선발진 잔류에 청신호를 켰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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