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중도세력 통합을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첫 상대는 서울대 6년 선배이자 민주화운동 시절부터 교분이 두터운 시인 김지하씨였다.
탈당 이후 처음 공개적으로 만나는 외부인사를 김씨로 정한 것은 한나라당 색깔을 탈피하면서 중도개혁적 스탠스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분석된다.
손 전 지사는 22일 김씨가 문화사랑방을 표방하면서 서울 창덕궁 인근에 만든 싸롱 마고에서 김씨를 만나 “집을 지어서 다른 사람이 살게 만드는 목수가 되고자 하는 심정”이라며 “단순히 여야를 넘는 제3당이 아니라 새로운 문명을 선도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능한 진보와 수구적 보수를 제치고 국민의 실질적인 삶을 마주하겠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시베리아를 넘어 툰드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성공률이 5%밖에 안 되는 벤처기업을 창업한 셈이니 의욕을 가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씨는 “새로운 정치노선을 걸으려는 손 전 지사에게 놀랐다”며 “명백한 노선으로 중도 개혁의 기치를 올려달라. 나도 재사들을 보내겠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또 손 전 지사의 탈당을 권유했다는 얘기에 대해 “나는 한나라당에서 개혁을 하라고 했는데 이 사람이 치고 나왔다”며 “오히려 탈당을 만류했다”고 설명했다.
손 전 지사는 조만간 소설가 황석영씨, 최열 환경재단 대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 노선이 비슷한 인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제3세력 규합의 틀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한편 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정치세력 결집이 필요하며, 손 전 지사와 큰길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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